따스한 아침 햇살과 함께, 불그스레한 뺨을 붉히며
힘찬 태양이 떠오르네.
일찍 잠에서 깬 새들은 하늘을 날고,
태양을 깨우려 달콤하게 노래한다네.
이 멋진 날 나는
너른 들판에서 노닐기로 마음먹네.
머리 위로 탁 트인 하늘에는
신들이 거닐고 있고,
노란 헛간 앞에는
가지각색의 멋진 수탉들이 거들먹거리며,
빈 왕겨를 흩뿌리네.
암탉, 오리, 거위들이 새끼를 품고,
칠면조는 게걸스럽게 먹고 있네.
농부들은 알곡이 풍성한 바닥에서
곡식을 털며, 문 앞으로 모두를 불러들이네.
얼마나 볼만한 자연의 풍경인가!
오거스타! 먼지투성이 이마를 닦아요.
어둠에 묻힌 계곡과 빛나는 산들이
눈앞에 보이고, 나는
푸른 하늘과 은빛, 금빛 구름을 바라보네.
이제 들판으로 나서니,
활짝 핀 무수한 꽃들이 나를 맞고,
울타리들이 향기로운 인동덩굴 냄새를 풍기며 나를 반기네.
데이지꽃 깔린 초원으로 들자,
반짝이는 내 눈에
고요히 흐르는 시내가 들어오네.
느릿하게 즐거운 듯 흐르고 있네.
힘겹게 걷다가 즐거움을 맞듯이,
시골 젊은이가 지친 나머지 잠에 빠져 있네.
옆에는 종이가 펼쳐져 있고,
그 안에 건강한 음식이 담겨 있네. 행복한 젊은이여!
지체 높은 왕이나 왕자보다 더 행복한 이여!
왕관보다 달콤한 잠을
솜털처럼 안락한 바닥에서 즐기시게.
이제 태양이 정오의 기운을 뿜어대고,
내 주위로 타는 듯한 빛을 뿌리네.
좀 더 거닐다가,
숲 그늘 밑으로 들어가,
참나무 뿌리 위로 퍼져나간
녹색 이끼 위에 몸을 누이네.
사방이 적적한데, 숲속에서 즐거운 듯
웅얼거리는 냇물 소리가 들려오네.
잔가지 사이로 지저귀는 새들이
울어대며 적막감마저 홀리고 있네.
아! 위대한 적막감이여!
분주한 시인의 마음마저 정복하는 그대여!
시인의 상념도
아름다운 폭포 소리의 호출에 따라나서네.
사방이 고요하면 모습을 드러내는 두더지처럼
아무런 두려움 없이 떠올라,
여기저기 무리 지어 다니네.
-<걷기의 즐거움>, 수지 크립스 엮음, 윤교찬·조애리 옮김, 인플루엔셜, 1만68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