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美대선과 코스피]③美악재 만난 이차전지株…기관은 줍줍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58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 등 10%대 낙폭
개인·외국인→기관…손바뀜 활발
연비규제 철폐 가능성…투자주의 필요

작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이차전지 관련주가 연초부터 미국 대선과 전기차 시장 둔화 등 겹악재에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15일(미국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2연승을 거두며 '트럼프 대세론'을 굳히자 외국인과 개인은 관련주 급처분에 나섰다. 반면 기관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업종 내 손바뀜이 활발해졌다.


'이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비엠, 올해 19% 하락

지난 2일 코스닥 시장에서 이차전지 대장주인 양극재 생산기업 에코프로비엠은 전장 대비 0.44% 오른 22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연초 주가(28만3500원) 대비 19% 낮아진 수준이다. 연초 30조원을 돌파했던 시가총액도 22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에코프로비엠의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연초 대비 14% 내린 54만9000원에,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는 12% 내린 1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美대선과 코스피]③美악재 만난 이차전지株…기관은 줍줍
AD

이차전지주 대부분이 연초 이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가장 낙폭이 큰 곳은 최근 유가증권(코스피)시장으로 이전한 엘앤에프로 올해 들어 29% 하락했다. 포스코퓨처엠(-25%), 금양(-24%), 포스코DX(-16%)를 비롯해 국내 배터리 3사인 삼성SDI(-16%), LG에너지솔루션(-10%), POSCO홀딩스(-8%) 등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개인·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거셌다. 연초부터 지난 2일까지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650억원, 250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에코프로는 개인 홀로 1500억원어치나 시장에 던졌다. 에코프로머티 역시 개인이 2650억원어치를 내놨다. 엘앤에프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40억, 350억원어치를 던졌다. 삼성SDI의 경우 외국인이 59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출회한 물량 대부분은 개인이 소화했다. 이에 삼성SDI의 외국인 보유 비중도 연초 44.9%에서 2일 43.3%로 1.6%포인트 낮아졌다.


반대로 같은 기간 기관은 이차전지주 저가 매수에 나섰다. 연초 이후 기관의 최다 순매수 10개 종목 중 절반(1·3·6·7·10위)이 이차전지 관련주다. 최다 순매수 종목은 에코프로머티로 223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에코프로머티의 경우 개인에서 기관으로 물량 상당 부분이 넘어갔다. 개인이 시장에 던진 매물(2650억원어치) 대부분을 연기금 등 기관이 소화했다. LG화학은 기관이 1월22일부터 지난 1일을 제외하고 10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면서 관심을 받았다. 포스코DX와 엘앤에프는 1월 코스피 이전상장에 따른 단순 패시브향 수급으로 풀이된다. 향후 일부 되돌림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연비규제 철폐 우려…"전기차 직격탄" 투자 주의
[美대선과 코스피]③美악재 만난 이차전지株…기관은 줍줍

시장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반(反) 친환경 정책 인사라는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핵심 공약 역시 바이든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는 바이든 정부의 IRA에 맞춰 총 45조원의 미국 투자계획까지 발표했다. 2025년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세제 혜택 등도 불투명해졌다. 다만 IRA의 경우 미 국회의원들의 동의 의결이 필요한 만큼 폐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가에서 더 우려하는 요인은 연비규제 완화 가능성이다. 실제로 과거 트럼프 재임 기간(2017~2021년) 전기차 성장세가 부진한 것이 지표로 확인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초 공약대로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13%, -3%의 역성장을 보였다. 완화된 연비규제에 자동차 제조사들이 비싼 전기차를 생산할 유인이 줄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비슷하게 기업 평균 연비규제(CAFE)를 종료하겠다는 내용을 사전 공약 성격의 '어젠다 47'에 담았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 둔화세도 뚜렷하다. 테슬라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발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2024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2023년에 달성한 성장률보다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며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차세대 차 출시를 위해 작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이례적으로 성장 목표치도 공개하지 않았다. 4분기 매출 역시 251억7000만달러(약 33조6300억원)에 그쳐 월가 예상치(256억달러)를 밑돌아 '어닝 미스'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장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투자자들의 조심스러운 접근을 당부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IRA는 미 국회에서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해 폐지가 쉽지 않다"면서 "다만 연비 규제의 경우 행정명령이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 1기 때 경험했던 것처럼 전기차 업종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전기차에 우호적이었던 기존 정책에 변화가 발생해 전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고 짚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