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교통비만 6억?… "귀하신 몸 납시오"

시계아이콘02분 2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기념 작품
해상 운송 비용 2억2000만원 준비
전쟁 여파로 우회하면 시간·비용 증가
항공 운송은 3배, 대한항공 특별할인 받기로

내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30주년을 기념해 올해 대대적 기념행사가 예고된 가운데,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큰 난관에 봉착했다. 기념전시에 참여하는 30여명의 작가 작품의 해상 운송길이 막힌 것이다.

교통비만 6억?… "귀하신 몸 납시오" 미술품 등 항공 화물 수송에 투입되는 대한항공 B747-8F 화물기. [사진제공 = 대한항공]
AD

통상 국내에서 베니스비엔날레에 전시하는 작품 운송은 선박을 통해 수에즈운하를 거쳐 이동하는 경로를 이용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7일 촉발된 가자 전쟁 여파로 예멘의 친이란 시아파 후티 반군이 수에즈운하로 이어지는 홍해 남쪽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해운사들이 해당 경로를 피해 우회경로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기간과 비용 모두 늘어났다는 점이다. 당초 예술위는 해당 전시 운송 비용으로 총 2억2000만원을 쓸 계획이었다. 하지만 안전한 작품 운송을 위해서 항공 운송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비용이 세배 가까이 치솟는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특별할인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병국 위원장이 지원을 요청했고 대한항공이 문화예술 지원 차원에서 받아들였다.


국내 작가 작품의 해외 전시, 또는 해외 유명 작가의 국내 특별전을 위해 바다 위를 오가는 ‘귀하신 몸’ 미술 작품들의 운송에는 거대기업 기업 CEO의 출장 못지않은 비용이 든다. 유명 예술품들은 극빈급 의전을 받는다.


지난 2021년 파블로 피카소 탄생 140주년 기념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그의 작품 110점의 운송에는 귀빈 이상의 보호와 특수 항공 기술이 적용됐다. 4회에 걸쳐 진행된 당시 작품 운송에는 충격 최소화를 위한 장치와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한 기술, 여기에 도난 등 비상 상황을 대비한 보안 시스템이 투입됐다.

교통비만 6억?… "귀하신 몸 납시오" 운송을 위해 나무 상자인 크레이트 포장을 마친 미술품 화물의 모습. 작품 손상을 막기 위해 작품보다 더 큰 박스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최근엔 작품 가격의 절반 가까이를 운송료로 지불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사진제공 = 코리아지엘에스]

대한항공은 당시 작품에 미치는 작은 충격도 줄이기 위해 항공기를 가장 가까운 주기장에 배치해 지상 이동을 최소화했다. 공항까지 이동하는 과정에도 작품 변형이나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항온·항습 기능을 갖춘 무진동 차량을 썼다. 무장 경호 차량이 무진동 차량을 호위했다. 공항에서 화물 보안 검색 과정을 거쳐 항공 운송용 탑재용기인 팔레트나 컨테이너에 안전하게 적재하는 과정을 거쳤다.


미술품들이 통관절차를 마치고 항공기에 탑재되면 그 내역은 그대로 기장에게 통보된다. 비행 중에는 기내 온도와 습도를 최적으로 맞추고, 고가의 작품인 만큼 큐레이터도 동승해 운송 과정을 직접 관찰했다. 여기에 출발·도착지 간 화물 정보를 구글 워크스페이스 등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화물사업을 통해 쌓은 회사의 노하우가 총동원됐다.


피카소 작품 운송은 수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가치 때문에 첨단 기술이 적용된 특수 사례다. 최근 글로벌 물류비 상승으로 미술품 항공 운송 비용이 늘어나자 일반 갤러리와 컬렉터들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일부 컬렉터들은 운송비 절감을 위해 액자를 떼어내고 캔버스만 말아서 완충재와 함께 통에 넣어 작품을 가져오기도 했는데, 종이 포장의 경우 작품 훼손이 불가피해 난감한 상황에 부닥친 경우도 빈번히 발생했다.


교통비만 6억?… "귀하신 몸 납시오" 다양한 조각 및 공예품을 우드 크레이트로 포장한 모습.

한 컬렉터는 해외에서 매입한 작품 운송 과정에서 작품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 상자인 크레이트(Crate) 포장 후 한국으로 보냈는데 2kg 작품이 포장으로 인해 총 25kg으로 배송됐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품가는 1000만원인데 배송비만 400만원을 지불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한다고 컬렉터는 설명했다.


국내 운송도 이동 거리가 짧아졌을 뿐 까다로운 과정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작품 거래가 빈번한 옥션의 경우 위탁자로부터 작품을 인수하는 순간부터 경매 무대에 오른 뒤 낙찰을 거쳐 구매자에게 전달되는 전 과정에 작품관리팀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국내 옥션 작품관리팀 관계자는 면 또는 유산지나 중성지로 그림을 감싼 뒤 통풍이 원활한 골판지로 한 차례 더 포장해 나무 상자 안에 넣어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통상 1차 작업이며, 경매 전에는 가벼운 복원 작업과 액자 교체 등도 함께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경매 낙찰부터 구매자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포장해 인도하는 과정은 중간중간 전시 등 변수의 연속으로 특히 고가의 작품은 보다 철저한 보안 과정을 거친다고 덧붙였다.

교통비만 6억?… "귀하신 몸 납시오" 1866년 강화도를 침략한 프랑스 군대가 병인양요때 약탈해 파리 국립도서관이 소장해 왔던 외규장각 도서 1차분 75권이 한국에 돌아와 인천국제공항 화물청사에서 무진동차에 실리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육로 운송에는 무진동차량이 동원된다. 엄밀히 말하면 저진동차인 수송차량은 바퀴축과 적재함 사이에 특별한 서스펜션(완충장치)을 장착해 노면에서 오는 충격을 최소화한다. 일반 차량은 완충장치로 강 코일 또는 겹강판 서스펜션을 쓰는데, 무진동차는 타이어처럼 생긴 고무풍선인 에어서스펜션을 달았다. 이를 통해 무진동차에서 느끼는 충격은 일반차량의 30~55% 정도에 그친다. 통상 상하충격만 흡수하는 일반차량과 달리 무진동차는 코너링 때 발생하는 좌우충격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어 1990년대부터 미술품 운송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거리마다 다르지만, 서울 시내 5t 윙바디 무진동차량 이동의 경우 1회 운송에 통상 2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


AD

한편, 이런 시장의 흐름과 더불어 최근 미술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미술 물류사업에 뛰어든 인천공항은 작품 이동과 보관을 최적화한 수장고를 2026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항공기까지 최소 거리로 운송할 수 있고, 한국이 보유한 최첨단 수장고 건설 능력을 높이 평가받아 개장도 전에 벌써 작품이 50% 이상 차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