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초대 환경처 장관 등 역임
공정거래법의 창시자로 꼽히는 조경식 전 환경처·농림수산부 장관이 29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1936년 10월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조 전 장관은 경북대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와 서울대 상과대학을 졸업한 뒤 부흥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부흥부가 경제기획원으로 이름을 바꾼 뒤 초대 중동국장을 맡아 1970년대 '중동 붐'을 이끌었다. 이후 경제협력국장과 예산총괄국장, 예산실장 등 요직을 역임했다.
경제기획원 국장 시절인 1980년부터 담합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정을 제안했다. 1981년 4월 법이 시행된 뒤 1983년 제3대 공정거래위원장에 취임해 4년 가까이 경쟁당국을 이끌었다.
위원장 취임 직후부터 대형 건설사의 가격 후려치기 등 하도급 비리 실태 조사에 발 벗고 나서며 대기업을 상대로 처음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후 해운항만청장, 교통부 차관을 거쳐 1990년 초대 환경처 장관에 임명됐다. 같은 해 9월부터 1992년 3월까지는 농림수산부 장관직을 지냈다. 이 시기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참여해 쌀 시장 개방을 막는 대신 섬유 시장 개방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한국해양대 총장, 한국해양연구소 이사장을 지내고 지난해 4월부터는 산청 덕천서원 원장을 맡았다. 유족은 부인 박선자씨와 슬하 2남1녀를 뒀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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