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역에서 25만명 거리로 나와 시위
총리도 “훌륭하고 올바른 행위” 지지 의사
독일에서 극우 세력에 대한 반대 시위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20일에는 무려 25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였다.
AFP 통신 등 외신은 20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 하노버, 도르트문트 등 독일 전역에서 약 25만명이 거리에서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또 21일에는 수도 베를린에서 시위가 있다.
지난 10일 탐사매체 코렉티브는 AfD 당원들이 극단주의자들과 함께 이주민 수백만 명을 독일에서 추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작년 11월 포츠담의 한 호텔에서 이주민 추방을 논의하는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의 고문이자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롤란트 하르트비히, 현직 하원의원 게리트 후이 등 AfD 소속 정치인 4명이 참석했다. 또 네오나치주의자와 극우단체 ‘정체성 운동’(IB) 활동가들이 여럿 포함됐다.
이날 모임에서는 AfD가 집권할 경우 북아프리카에 최대 200만명을 이주시키는 등 이주민 추방 구상 방안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AfD는 이주민 추방 계획이 당의 정책이라는 점을 부인했다. AfD 지도부는 “그날 모임은 당 행사가 아니라 비공식 행사”라고 선을 그었지만,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AfD 해체 등을 요구하는 규탄 시위가 연일 벌어졌고, 튀링겐주 AfD 대표인 비외른 회케를 정치권에서 퇴출해달라는 청원에는 100만여명이 서명했다. 미국 CNN 방송은 “독일의 극우 AfD가 이주민 추방 계획과 관련해 거세지는 시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총리를 포함한 주요 정치인들도 “이주민 추방 계획은 독일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9일 밤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주말 시위에 대해 “훌륭하고 올바른 행위”라며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극우세력의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연합(EU)의 중심 국가인 프랑스 등 곳곳에서 극우정당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탓이다. 유럽의회에서 극우의 영향력이 커지면 EU가 추진해온 이주민 정책 등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AfD 역시 반(反) EU를 내걸고 2013년 창당, 최근 독일의 반이민 정서를 타고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오는 9월로 예정된 옛 동독 3곳의 주의회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주총리를 배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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