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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인재 '각국도생']①국제공조 안보이는 '인재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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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15개 반도체 협정 분석
美-베트남 협약 제외 구체적 인력교류 실무조항 無
韓, 연 1만5000명 필요한데 5000명 충원 인력 태부족
무인공장 지향해도 인재 목말라…R&D 강화

[반도체인재 '각국도생']①국제공조 안보이는 '인재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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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 대만, 일본, 네덜란드는 '칩5'로 불린다. 중국 견제와 소재 부품 장비 등 공급망이 중요해지면서 가치를 함께 하는 나라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결코 공유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인재를 함께 육성하는 방안에는 빗장을 걸어잠그는 게 현실이다.


반도체 산업의 핵심은 설계와 장비지만, 그 노하우는 결국 사람에서 나오기 때문에 보호장벽을 쌓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등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고급 인력은 더욱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무인공장'을 지향하는 반도체 기업들이 여전히 인재에 목말라하는 이유다.


[반도체인재 '각국도생']①국제공조 안보이는 '인재협력' 지난달 20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반도체 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하는 스핀융합연구단 소속 연구진이 나노종합기술원(NNFC)과 협동연구로 제작한 8인치 반도체 웨이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국가간 협정에서 안보이는 '인재 협력'

반도체 인재 육성의 '각국도생' 시대가 공고해지고 있다. 2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기술정책 싱크탱크 '새로운 책임재단(SNV·Stiftung Neue Verantwortung)'는 지난해 말 내놓은 '칩 외교: 기술 파트너십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3년간 반도체산업을 보유한 국가들이 맺은 15개 양자 및 다자 파트너십 가운데 구체적인 인력 교류 협의방안이 명시된 것은 지난해 9월 체결된 미-베트남 협약 하나뿐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제조, 실험, 패키징 등 설비를 보유한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네덜란드, 베트남 등의 협약을 분석한 결과다.


미-베트남 협약은 200만달러(약 26억원) 규모 '반도체 인력 양성 이니셔티브'를 출범해 제조와 테스트 및 패키징 실습 실험실, 교육 과정을 공동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인 액수까지 명시했다는 점에서 협력의지가 컸다는 해석이다.


그외엔 인재 협력 부분이 아예 없거나 추상적인 표현에 그쳤다. 미-인도 간 맺은 '핵심적이고 부상하고 있는 기술에 대한 이니셔티브(iCET)'는 "양국이 숙련인재 개발을 촉진하는 데 노력한다"고 밝혔고 미일 상업 및 산업 파트너십(JUCIP)은 "관계부처가 인재개발에 협력할 의무를 갖고 있다"는 정도로 명시했다.


보고서는 "숙련 인력 부족은 전세계 반도체산업이 직면한 핵심 문제 가운데 하나"라면서도 "대부분의 나라들이 협력을 외면한 채 실행 전략을 스스로 마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월 네덜란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기업 ASML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 석·박사급과 엔지니어를 선발해 아인트호벤 공대 첨단 공정기술 특강에 참여하는 내용의 MOU를 맺은 바 있다.


하지만 방문 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해 수박 겉 핥기 식의 '단기 견학'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반도체인재 '각국도생']①국제공조 안보이는 '인재협력'
"무인공장 지향해도 인재 필요"

뚜렷해진 '각국도생' 현상은 반도체가 국가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핵심산업으로 고착화되는 상황과 관계가 깊다. 사람이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반도체업 특성상 인재를 함께 육성하는 건 위험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독일 SNV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자국 내 인력을 키우는 것을 우선시하는 건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했고 정부 고위관계자도 "국가 차원의 폐쇄적인 반도체 인재 육성은 당연한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반도체 인재 수요는 생산과 무관하게 앞으로 더 늘어난다. 컨설팅기업인 딜로이트는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반도체 공급부족 종료가 인력 부족의 끝을 뜻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특히 연구개발(R&D)이 핵심이다. 삼성전자 등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제조공정의 무인화를 추진하면서도 인재에 목말라하는 이유다.


반도체기업들의 R&D 투자는 시황과 관계없이 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R&D 투자액은 2조863억원으로 매출 대비 16.8%였다. 전년 동기(9.3%) 대비 2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R&D 엔지니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했다.


딜로이트는 "반도체 성장에 상응하는 인력이 있어야 확실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면서 전세계 반도체 산업의 직접인력 수요가 2021년 200만명에서 2030년엔 3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반도체산업에선 2030년에도 6만7000명가량 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인공지능(AI)이 산업의 대세를 형성하면서 반도체 인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 작고 더욱 고도화된 능력'의 첨단 반도체가 관심을 받는 만큼, 제조, 테스트, 패키징 관련 연구개발(R&D)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부족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2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도 연간 1만~1만5000명을 충원해야 하지만, 실제 인재확보 규모는 5000명에도 못 미친다.


각 기업들은 장기적인 인력 부족 현상에 대응책을 마련하면서도 인재확보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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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중장기적으로 공장의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삼는 걸로 안다"면서도 "여전히 인재는 산업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각국도생 현상이 강화되는 만큼 반도체 인재 육성부터 관리까지 전 과정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인재 '각국도생']①국제공조 안보이는 '인재협력' 지난 15일 오후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부지 모습. 설비는 들어오는데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사진출처=연합뉴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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