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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부부 상대로 같은 범의로 저지른 사기죄는 하나의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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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피해 합산액 5억 넘으면 특경법 적용"

부부를 상대로 한 사기 범행이 단일한 범의를 가진 동일범에 의해 저질러진 경우 하나의 범죄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형법상 사기 혐의와 특별법인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 중 어느 것을 적용할지가 문제가 된 사안인데, 대법원은 부부의 피해액을 합산한 금액이 5억원 이상일 경우 특정경제범죄법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대법 "부부 상대로 같은 범의로 저지른 사기죄는 하나의 죄" 서울 서초동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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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형법상 사기 및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부동산 개발업자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포괄일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A씨는 2010∼2011년 부부인 피해자들에게 "양평군 옥천면 임야를 사서 분양해 원금과 평당 계산한 수익금을 지급하겠다. 혹시 분양이 안 되면 부동산 명의를 이전해주겠다"고 속여 부부 중 한 사람으로부터 4억7500만원을, 다른 한 사람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밖에 유사한 수법으로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4000만원, 2억2000만원, 1억3500만원을 편취하고, 2022년 2월 무면허운전을 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의 쟁점은 부부 대상 사기에 처벌이 가중되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였다. 형법상 사기죄의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인 반면, 특정경제범죄법위반죄(사기)의 경우 범죄행위로 취득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에 따라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징역'(이득액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득액 50억원 이상)으로 훨씬 무겁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해 특정경제법죄법상 사기 혐의에 대해 징역 5년2개월, 나머지 사기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4월 등 합계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에서 A씨 측은 "부부별산제 원칙에 비춰 볼 때 피해자들의 피해법익은 독립한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각 피해자에 대한 각각의 사기죄를 구성한다"며 하나의 범죄(포괄일죄)가 아닌 두개의 범죄(실체적 경합)를 저지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부가 입은 피해액의 합산액인 5억7500만원을 이득액 기준으로 봐 특별법을 적용해선 안 되고, 각각 형법상 사기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 부부가 각각 본인의 명의로 계약서를 작성, 총 2장의 계약서를 작성했고, 각각 자기 명의의 계좌에서 피고인에게 편취 금액을 송금한 사실이 있기는 하다"라면서도 "그러나 증거들로부터 알 수 있는 사실과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은 부부를 상대로 이 사건 토지 일대를 중심으로 투자금을 교부받아 그 편취 범의의 단일성과 연속성이 인정되고, 피해자들의 피해법익도 동일해 피해자 부부에 대한 사기 범행은 포괄일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라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피해자 부부가 두 사람 중 남편은 사업을 했고, 아내는 가사를 책임지며 부부로서 생활을 했고, 함께 재산을 일궜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함께 거주하면서 피고인에게 투자를 하기 위해 과거 유지, 증식한 공동재산인 건물을 매도하기로 결정했고, 그 매도대금으로 피고인에게 투자할 돈을 마련해 교부한 점 ▲피고인에 대한 투자 이유에 대해 자신들의 노후를 위해 공동재산을 증식하려는 이유였다고 진술한 점 ▲각각의 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두 사람이 함께 있었고, 피고인으로부터 함께 투자에 관한 설명을 들은 점에 비춰 피고인 역시 부부인 피해자들을 동시에 기망해 돈을 편취할 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과 만난 이후 두 사람이 투자에 관해 함께 논의한 뒤 결정한 점 ▲아내가 피고인에게 송금한 돈은 과거에 남편인 피해자가 아내에게 입금했던 돈으로 금융거래내역 상 아내가 남편과의 관계없이 보유하고 있던 금융자산도 아닌 점 ▲아내가 피고인에게 송금할 당시 남편이 송금을 하라고 말을 해서 송금한 점 등을 들었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부 역시 피해자 부부에 대한 사기죄를 포괄일죄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2심 법정에서 대부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점 ▲A씨가 토지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금 부족에 시달리다가 범행에 이르게 된 점 ▲피해자 부부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일부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이 일부 이뤄진 점 등을 이유로 A씨 측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나머지 혐의들에 대한 징역 4개월 형은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나타난 기망행위의 공통성, 기망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재산 교부에 관한 의사결정의 공통성, 재산의 형성·유지 과정, 재산 교부의 목적 및 방법, 기망행위 이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해 보면,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죄의 피해법익은 동일하다고 평가될 수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사기죄는 포괄일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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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재판부는 "피고인이 계약서를 피해자별로 작성했거나 피해자들이 각각 자기 명의 계좌에서 별도로 송금했다는 점은 피해법익의 동일성과 양립할 수 있는 사정으로서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죄가 포괄일죄라는 결론과 모순되거나 상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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