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당역 출입문·스크린도어 사이 끼인 승객
'사람감지' 신호 오류…"이제 죽겠다 생각뿐"
서울지하철 4호선 사당역에서 출근길 직장인이 열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안전문) 사이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9시 10분께 20대 직장인 A씨가 사당역에서 열차에 탑승하려다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끼었다. A씨가 갇힌 사이 열차는 출발하고 말았다.
출근길 아찔한 사고…"열차 출발 신호만 처리돼"
A씨는 이날 출근길에 2호선 사당역에서 4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여느 때처럼 줄지어 객차로 오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하철 출입문이 닫혔고, 곧바로 뒤쪽 스크린도어마저 닫혔다. 곧 어느 쪽 문이든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A씨가 약 50㎝의 좁은 공간에 갇힌 채 열차는 굉음을 내며 출발했다. A씨는 16일 MBC에 "너무 멍한데 '이제 죽겠다' 이런 생각밖에 안 들어서 너무 무서웠다"고 밝혔다.
결국 열차를 떠나보낸 후 A씨는 스크린도어를 양옆으로 밀어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어떻게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느냐"며 서울교통공사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사는 "열차의 출입문에 가까이 서 있을 경우 장애물 센서가 감지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일부 존재한다"며 "특히 1-1과 10-4 승강장은 센서를 이중으로 설치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사고당한 승강장은 1-1이었다.
공사 설명에 따르면 스크린도어를 제어하는 두 개의 센서가 각각 '열차 출발 기능'과 '사람 감지' 신호를 동시에 보냈는데, '열차 출발' 신호만 처리돼 '사람 감지'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사는 MBC에 "앞으로 사람을 우선하도록 조치했다"고 강조했다.
서울 지하철 '출입문 끼임' 사고 가장 잦아
이번 사고는 지난 2016년 서울지하철 5호선에서 인명을 앗아간 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30대 직장인이 김포공항역에서 유사한 끼임 사고가 발생해 전동차에 끌려갔다가 결국 숨지는 일이 있었다. 이에 앞서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을 하다가 끼임 사고를 당한 '구의역 김 군' 사고도 있었다.
이런 사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서울 지하철에서 일어난 안전사고는 ‘출입문 끼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8월까지 서울 지하철 1~9호선 안전사고로 총 2485명이 부상을 했고, ‘출입문 끼임’ 유형의 부상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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