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발탁' 24년 만에 탈당
제3지대 빅텐트 주력할 듯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떠난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2000년 정계에 입문한 그는 민주당에서 16·17·18·19·21대 '5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전남지사와 당 대표,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도 지냈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쇄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별을 결심했다. 향후 양당의 독점 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제3지대 빅텐트' 구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는 11일 오후 2시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탈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표와의 '결별 회동' 이후 12일 만이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 비대위 구성을 촉구했으나 이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탈당을 선언하면서 양당이 독점하는 정치 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제3지대 구상'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독자적으로 창당을 통해 개별 신당을 꾸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민주당을 떠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원칙과 상식'이 추진하는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이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총선 출마나 대표직을 맡지 않고 새로운 정치 세력을 돕는 노둣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종민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께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제안을 하면 동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원욱 의원도 "(이 전 대표는) 제3지대를 통한 정계 개편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원칙과 상식'은 이르면 12일 신당 창당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원칙과 상식'부터 이 전 대표로 이어지는 연쇄 탈당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당 분열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한편, 친명(친이재명)계 일각에선 오히려 분열 요인이 사라졌다고 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전 대표의 탈당으로 제3지대 정계 개편 시도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 개혁신당(이준석), 한국의 희망(양향자), 새로운 선택(금태섭) 등 신당 세력이 '빅텐트'로 연대할 경우 파급력은 한층 강력해질 전망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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