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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피크 코리아' 이겨낼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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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피크 코리아' 이겨낼 정치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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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성장이 사실상 끝났다는 ‘피크 코리아’라는 말이 새해 들어 심심찮게 등장한다.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이들 가운데는 한국 정치 세력의 ‘담론 부재’를 피크 코리아의 이유로 꼽는 이들이 있다. 진보와 보수가 각각 제시했던 민주화와 산업화 목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된 지금, 앞으로 무엇을 향해야 하는지 누구 하나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다는 게 이유다. 정치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하지 못하니 나라가 길을 잃게 됐다는 논리다.


그들의 우려처럼 실제 우리 정치는 ‘무엇을 목표로 삼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제시하며 설득하는 대신 ’상대방을 막기 위해 우리를 지지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로 유권자를 설득하는 모습을 보인다. 정치권에선 미래를 숱하게 말하지만, 비전을 둘러싼 토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대선에서는 여야 어느 쪽도 거대 담론을 제시하지 못한 채 특정 세대나 특정 집단을 겨냥한 ‘심쿵공약’ ‘소확행’과 같은 맞춤 공약을 내놓는데 골몰했다. 정치가 극단적 공격의 언어로 가득한 대결의 장으로 치닫거나, 포퓰리즘 경쟁을 오가는 것도 결국 정치가 비전 제시를 하지 못하는 탓이 크다. 논리든 막말이든 관계없이 무조건 이기면 된다는 ‘검투사 정치인 시대’를 살다 보니, 결국 제1야당 대표 살인미수 같은 참극이 벌어졌는지도 모른다.


그 사이 저성장은 물론 인구절벽, 북한 문제, 양극화, 미·중 관계,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 등장 등 우리가 마주한 숙제는 산적해졌다. 민주화나 산업화 등 기존 방법으로 더 이상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쌓이고 있다. 정치권 역시도 지금이 '대전환의 시대'이고 '위기'라는 것을 명백하게 알고 있다. 다만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가보지 않는 길을 찾는 용기를 보이기보다는 정치적 양극단에 기대 상대방과의 ‘싸움’이 기득권을 지키는 가장 손쉬운 비결인 적대적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변화의 가능성이 있을까.


양당 간 진영논리를 깨고 새로운 정치 공간을 열어보겠다는 제3지대에서 ‘용감한 목소리’가 제법 나오고 있다. 신당 창당을 알리며 연금개혁 문제 등을 언급한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위기를 직시하고 당당하게 표 떨어지는 이야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금태섭 전 의원과 진보 정치인, 노동운동 세력 등이 결합한 ‘새로운선택’은 오랜 금기였던 여성징병제 도입이나 노동진영의 요구 사항인 정년 연장과 보수 정부의 주장인 직무급제를 ‘맞교환’하는 노동개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적어도 이들의 말속에서는 위기를 위기 그 자체로 인정하고,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들은 자신들의 진심이 전해진다면 유권자들이 호응해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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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라는 두려움은 요지부동이던 거대정당의 모습도 바꾸고 있긴 하다. 총선 참패론 속에 등장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올해 총선 의제로 ‘격차 해소’를 전면에 제시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총선은 정치권이 국민의 눈치를 많이 봐야 하는 때"라며 "평소 같으면 '그게 되겠어'라고 하는 일이 실제로 될 수 있을 정도로 정치적 상상력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는 장"이라고도 언급했다. 심판의 순간 앞에서 정치권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총선이라는 무대가 열린다. 정치권이 용감하게 정치적 상상력을 선보이고, 그 상상력을 실현할 능력을 선보일 때가 왔다. 상품 구매 전에 카탈로그는 내놔야지 않겠는가.




정치부 나주석 차장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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