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가이(老害)'는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나이로 해를 끼친다"는 뜻이다. 한국말로는 '꼰대'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 Z세대 직원들이 회사에서 30대 M세대 상사를 비꼬는 표현으로 '30대 로가이'라고 부른다. 30대 로가이는 한국에서 즐겨 쓰는 '젊은 꼰대'와 같은 의미다. 일본어로 '와카키 로가이(若き老害)'라고 쓴다.
영국 BBC에 소개되고, 영문 위키백과에도 등재된 한국어 '꼰대(kkondae)'는 노인이나 기성세대, 선생을 뜻하는 은어이다. 점차 의미가 확장·변형돼 연령대와는 상관없이 권위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윗사람이나 연장자를 비하하는 멸칭(蔑稱. 경멸하여 부르는 말)으로도 사용되는 단어다. 일본어 로가이(老害)는 '고가이(公害)'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자기 방식만이 옳다는 잔소리가 마치 소음 공해와도 같다"는 의미다. 로가이는 결국 '노인 공해'의 준말인 셈이다.
꼰대의 어원은 프랑스어 '콩테(Comte·백작)'가 일본어 '콩테(コンテ)'를 거쳐 우리말이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완용 등 매국노들이 일본으로부터 작위를 받으면서 자신을 '꼰데'라고 하면서 정착됐다는 것이다. 친일파들의 행태를 '꼰대 짓'이라는 멸칭으로 불렀다고 하니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요즘 20∼30대 직장인은 '젊꼰'이란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원하지도 않은 충고를 하거나 가르치려 들거나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고 강요하는 젊은 꼰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최근 M세대(1981~1996년생)와 Z세대(1997~2012년생)의 직장 내 갈등으로 이 '젊꼰'이 전 세계적 문제로 떠올랐다. 보통 한국에서 MZ세대라 합쳐서 부르는데,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M세대인 초급 간부들과 Z세대인 신입사원 간 가치충돌로 M세대는 '젊은 꼰대'로 불린다. M세대와 Z세대는 ▲재택근무와 출·퇴근 등 근무 형태 ▲근무시간 ▲노동강도 ▲협업과 동기부여 등 실제 업무와 관련된 문제들을 두고 주로 충돌한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전국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꼰대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4.6%는 '젊은 꼰대'가 많다고 답변했다. 심지어 나이 많은 꼰대보다 젊은 꼰대가 그 정도가 더 심한 것 같다는 응답도 전체 46.2%에 달했다.
특히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에서 M세대에 해당하는 30·40대 직원들의 임원 승진 등 M세대 간부들이 많아지면서 젊은 꼰대도 함께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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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온라인매체인 IT미디어비즈니스는 Z세대 직원들은 M세대 '30대 로가이'들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Z세대들 입장에서 30대 로가이들은 일의 경험치도 없고, 자존심만 높으며 인정 욕구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보다 어린 직원들에게 조언이나 설교를 하는 사람들"이라며 "특별히 사내 권력의 중심도 아니며, 큰일을 맡지도 않아 내세울 만한 경력이 별로 없기 때문에 부하직원들에게 더욱 권위적으로 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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