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시범사업하는 '기후동행카드'
월 6.2만원에 서울 지하철·버스 무제한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월 6만대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이달 27일부터 시범 운영된다.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이용하려면 한 달에 6만 2000원을, 여기에 따릉이까지 이용하려면 3000원만 더 내면 된다. 서울시는 5월까지 기후동행카드를 시범 운영하고 하반기 정식 도입할 계획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1회 평균 대중교통 이용요금은 1525원이다. 서울시는 이와 비슷한 1500원을 기준으로 기후동행카드 이용 비용을 책정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1500원을 기준으로 잡고 출퇴근 용도로만 20회를 써도 6만원이기 때문에 무제한인 것을 감안해 6만2000원으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6만5000원 카드는 따릉이 이용도 가능하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도입 시 대중교통 활성화로 인해 연간 약 1만 3000대 승용차 이용감소와 온실가스 연간 3만 2000t 감소(소나무 480만 그루가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효과)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알뜰교통카드와 기후동행카드 중 뚜벅이족에게 이득인 카드는 무엇일까. 두 카드의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어떤 카드가 무조건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우선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 이용 시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에 비례해 최대 20%의 마일리지를 지급하고 카드사가 약 10%의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교통카드다. 그러나 해당 카드 사용 시 출발·도착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마일리지 적립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과정이 번거로웠던 이들은 기후동행카드를 고민해볼 만하다.
다만 단순히 대중교통 이용 횟수만 고려한다면 매달 41번 이상 지하철이나 버스 등을 이용하는 경우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더 이득이다. 그러나 기후동행카드는 서울 지역 내 대중교통만 이용 가능하고, 알뜰교통카드는 전국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 거주자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오는 23일부터 시민들은 모바일카드를 다운로드하거나 실물 카드를 구매할 수 있다. 모바일카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스마트폰에서 '모바일티머니' 애플리케이션(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월 이용요금을 계좌이체 해 충전하고 5일 이내 사용일을 지정한 후 이용하면 된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iOS에 모바일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물카드를 이용해야 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역사 내 고객센터 및 역사 인근 편의점에서 3000원에 판매한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를 통해 시민 50만 명이 1인당 연간 34만 원 이상 할인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기후 위기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독일 등 여러 국가는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무제한 통합 교통카드를 도입하고 있다. 독일은 2022년 6~8월 한화 약 1만2000원에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9유로 티켓'을 실험적으로 도입한 뒤 지난해 5월부터 월 49유로의 도이칠란드 티켓을 본격 도입했다. 이외에도 프랑스 파리는 월 72.9유로 정기권을, 오스트리아는 연 1095유로 '기후 티켓'을 운영 중이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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