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범행 주도 핵심 역할 수행… 반성의 태도 보이지 않아"
‘라임 환매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징역 30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8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회장은 2018~2020년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스타모빌리티와 수원여객 자금 1300억원을 횡령하고 정치권에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김 전 회장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769억3540만원의 추징 명령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향군상조회와 수원여객 등은 운용자금이 고갈돼 일상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여기에 보람상조개발, 티볼리씨앤씨를 상대로 저지른 사기 범행 피해액까지 더하면 그 피해 규모가 약 1258억원이 이른다"며 "사안을 종합했을 때 김 전 회장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해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를 초과해 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2심은 "범죄 행위로 인한 피해액 합계 합계는 1258억여원에 달하고 피고인이 범행에서 주도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변명만 하는 등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1심 결심 공판을 앞두고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인근에서 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48일 만에 경기 화성의 한 아파트에서 검거됐다.
라임은 2019년 당시 국내 1위 사모펀드 자산운용사였다. 2015년 사모펀드 규제 완화와 함께 몸집을 키워 무려 6조원에 가까운 자산을 운용했다. 라임은 연 5~8%를 보장해주는 금융상품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라임은 단기적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코스닥에 상장된 부실기업의 ‘메자닌 펀드’를 대량으로 매입했다. 메자닌이란 1층과 2층 사이의 중간층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다. 메자닌 펀드는 정교한 설계를 통해 고위험 금융상품들을 저위험 금융상품과 섞어서 중위험으로 낮춘 상품이다.
결국 이 펀드가 탈이 나면서 큰 손실이 발생했다. 2020년 2월 금융감독원이 진행한 실사에 따르면 라임의 모펀드는 반토막, 자펀드 중 일부는 전액 손실이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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