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 여파…운전학원 지방 중심으로 줄폐업
코로나19 '반짝' 수요 시들…"당일 예약도 가능"
"예전에는 운전학원 대기를 걸어두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했는데, 요즘은 당일 예약도 가능해요."
11~1월은 수능이 끝난 고3 학생들이 '운전면허 학원'으로 달려가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년도와 다르게 학원 내부가 썰렁하다.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운전학원들이 줄폐업하고 있다.
올해 수능을 치른 A씨는 "'지금 빨리 면허 학원에 등록하지 않으면 대학에 가서야 면허를 따야 할 수도 있다'라는 부모님의 말에 수능 다음날 면허학원에 등록하러 갔다"라며 "하지만 학원 내부는 한산했고, 빠르게 등록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운전면허 학원은 운전면허를 따는 것을 목적으로 수강생을 교육하는 학원이다. 원래는 일부 출장검정을 시행하는 학원을 제외하고는 운전교육만 시행하고, 운전면허시험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운전면허 시험장에 가야 응시가 가능했다. 그러나, 1995년에 응시자 적체현상을 해소하고 전문적인 운전 교육을 지향하며 운전 전문학원 제도가 도입됐다.
붐볐던 운전면허 시험장은 운전면허 신규 취득자가 줄어들며 한산함을 체감할 수 있게 됐다. 2017년 108만명이던 운전면허 신규 취득자는 코로나19 시기인 2019~2021년까지 107만명대를 유지하면서 조금씩 줄어들다가 지난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2년 운전면허 신규 취득자는 96만8143명으로 2021년(107만1701명)에 비해 9.6% 줄었다.
이처럼 운전면허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자동차 운전전문학원연합회 관계자는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을 중심으로 매달 두 세 군데 씩 폐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 줄어드는 지방 중심으로 운전학원 줄폐업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배달업에 종사하기 위해 원동기 면허를 따려는 '반짝' 수요도 줄어들었다.
학원 수강생 B씨는 "코로나19 당시 (운전학원) 대기를 걸어두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했다"라며 "너무 많은 대기 인원에 등록을 포기하고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다시 등록했는데, 요즘은 당일 예약도 되더라"라고 말했다.
비싼 도로 연수비도 줄폐업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역 자동차운전학원업계가 2018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도로 연수 비용은 시간당 4만 4000원에서 4만 9500원까지로 책정돼 있다. 기본 2시간 단위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해 이용자들은 1회에 8만 8000원에서 9만 9000원을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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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로 인해 운전면허 신규 취득자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해도 10월까지의 집계를 기준으로 하면 신규 면허 취득자는 전년 대비 약 10%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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