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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노량' 야간해전·김윤석에 웃고, 지루함에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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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리뷰

이순신 숭고한 대의…김윤석 호연
화려한 스케일…100분 해상전투 백미
지루한 초반, 조선판 '테이큰' 사족 아쉬워

배우 김윤석은 충무공 이순신(1545∼1598)을 연기했다. 용장(勇將) 최민식, 지장(智將) 박해일에 이어 현장(賢將)의 얼굴을 드러낸다. 감탄이 나오는 연기다. 모두가 아는 위인이 되는 건 엄청난 부담과 싸우는 일이기도 하다. 그는 힘을 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끝에 겨우 이순신에게 가닿았다고 털어놨다.


영화를 연출한 김한민 감독도 어깨에 힘을 좀 더 뺐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김 감독은 10년 동안 이순신 장군만 팠다. 위인의 이야기를 3편의 영화로 쌓아 올려 '이순신 3부작'으로 완성했다. 가히 성공적이다. 전편 '명량'(2014) '한산: 용의 출현'(2022)으로 도합 2487만명을 모았다. 피날레를 장식한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장단점이 뚜렷했다. 야간 해상전투는 정교하게 설계돼 볼거리를 제공하나, 노량해전으로 가는 길이 다소 멀게 느껴져 아쉽다.


[리뷰]'노량' 야간해전·김윤석에 웃고, 지루함에 울고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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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가 공개됐다.


영화는 이순신 장군의 노량해전을 다룬다. 이는 임진왜란·정유재란 7년 전쟁을 끝낸 전투이자 이순신 생애 최대 최후의 해전으로 기록됐다. 야간에서 시작돼 오전까지 싸워나가는 점에서 부제를 '죽음의 바다'로 붙였다.


임진왜란 발발로부터 7년이 지난 1598년 12월로 향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유언에 따라 왜군은 조선에서 황급히 퇴각하려 한다. 이순신 장군(김윤석 분)은 왜군의 퇴로를 막고 섬멸하기로 한다.


왜장의 뇌물 공세에 넘어간 명나라 도독 진린(정재영 분)은 왜군에게 길을 열어주자고 한다. 그러나 이순신은 "절대 원수를 돌려보낼 수 없다"고, 적을 살려 보내면 전쟁을 올바로 끝낼 수 없다"고 외친다. 끝까지 "이렇게 전쟁을 끝내서는 안 된다"고 일갈한다.


이순신과 진린은 명나라와 조명연합함대를 꾸려 적에 맞선다. 그러자 왜군 수장인 시마즈(백윤식 분)가 이끄는 살마군까지 왜군의 퇴각을 돕기 위해 나선다.


장군 이순신은 임진왜란의 끝에서 전쟁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고민한다. 왜군의 침략에 세상을 떠난 가족들과 전사한 전우들이 스쳐 간다. 죽었으나 죽지 않은 백성들의 얼굴은 마음속에서 또렷하게 살아난다.


[리뷰]'노량' 야간해전·김윤석에 웃고, 지루함에 울고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노량해전은 영화의 백미다. 해상 전투가 100분 넘게 화려하게 펼쳐진다. 야간 전투 장면에서도 텐션을 유지하며 이미지를 명확하게 구현한다. 전투 초반 거북선을 등장시켜 영리하게 활용한다. 큰 화면에서 즐기기 좋은 장면들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음향도 탁월하다. 해상 전투 장면은 3부작의 완결이라 해도 될 만큼 정교하게 설계됐다.


조선, 명나라, 왜군을 등장시켜 스케일을 키웠다. 영화 '덩케르크'(2017)를 연상시키는 롱테이크 장면도 인상적이다. 장르적 재미를 안기는 동시에 '전쟁'과 '이순신'에 대한 감독의 고민까지 담았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이순신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에서 세련된 연출이 돋보인다. 기존에 전형적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장면이 있겠으나, 감독은 이를 뛰어넘었다. 연출자로서 숱한 고민이 엿보인다.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북소리는 '이순신의 심장'을 상징하는 동시에 '노량'을 지탱하는 심장처럼 다가온다. 여태 미디어에서 숱하게 그려진 이순신 전사 장면 중 최고로 꼽을 만하다.


이순신의 숭고한 대의와 역사에 고뇌하는 영웅으로서 모습은 인상적이지만 눈물이 차오를 만큼 정도로 감동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피날레라는 부담이 컸을까. '한산'의 미덕으로 꼽혔던 담백한 매력이 사라진 점은 아쉽다.


조선판 '테이큰'을 연상시키는 사족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아들을 향한 아비의 부정은 애절하다. 이는 영화에서 백성을 향한 이순신의 마음으로도 볼 수 있겠으나, 반복되는 구조와 다소 강조되는 연출이 다소 올드하게 느껴진다.


[리뷰]'노량' 야간해전·김윤석에 웃고, 지루함에 울고 '노량: 죽음의 바다' 스틸[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감독의 어깨에 제법 힘이 들어간 듯하다. 일부 장면에서 설명이 길고, 감정적인 점은 아쉽다. 극 초반 명나라와의 관계도 설명하고, 왜군의 이야기도 풀어내면서 이순신의 고민도 담고자 하니 노량해전까지 갈 길이 멀다. 다소 지루한 초반 한 시간은 극으로 진입하는 허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연출자로서 부담감은 엔딩에서도 느껴진다. 젊은 시절 광해로 분한 배우 이제훈의 얼굴은 오래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이다. 그러나 이를 엔딩의 쿠키 영상으로 배치한 방식 등은 고루하게 다가온다.


배우들의 연기는 빛난다. 믿고 보는 앙상블이다. 그중에서 가장 반짝이던 김윤석의 얼굴이 오래 기억될 듯하다. 세 명의 이순신 중 가장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몇 장면에서는 감탄이 터진다. 이는 김윤석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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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도독 정재영의 얼굴이 흥미롭고, 준사 역의 김성규도 빛난다. 김성규는 (이미 이름난 배우지만) 시리즈가 건져 올린 최고의 얼굴로 꼽을 만하다. 다만 이순신 장군의 아내 방씨부인 역의 문정희를 비롯한 일부 인물은 굳이 없었어도 됐을 듯하다. 러닝타임 152분. 12세 이상 관람가. 12월20일 개봉.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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