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의붓어머니의 기초연금 자산을 탐내다 살해 후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12일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서원익)는 강도살인, 시체은닉 혐의로 배모씨(48·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배씨는 10월19일께 의붓어머니 이모씨(75·여)를 살해하고 이튿날 자신의 고향인 경북 예천군 내성천교 인근 모래밭에 이씨의 시신을 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배씨는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이씨의 집에서 기초연금과 누나의 장애인 연금이 든 통장을 가지고 나오던 중 이씨가 이를 제지하며 붙잡자 이씨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씨는 이 통장에서 10월20일 133만원, 10월25일 32만원 등 총 165만원을 인출했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범행 동기를 밝혀내 기존 살인 혐의에서 강도살인으로 혐의를 변경했다. 배씨가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지만 압수한 휴대폰의 포렌식, 유언장,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배씨가 이씨의 재산을 지속적으로 탐낸 사실 등을 밝혀 주장의 허위성을 입증한 것이다. 지난 4월 실직 후 경정·경륜 배팅, 인터넷 방송 후원 등에 재산을 탕진하면서 채무가 쌓여가던 배씨는 이전에도 이씨의 기초연금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고 이씨의 임대보증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고 했다. 또, 배씨는 이씨의 모든 재산을 자신에게 상속한다는 유언장을 작성하기도 했다. 형법상 살인의 경우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지만 강도살인의 경우 무기징역 또는 사형만으로 법정형이 정해져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친자녀 등 유족에 대한 지원조치를 하는 한편, 배씨에 대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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