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소홀' 요양병원장은 벌금 2천만원
뇌병변 장애를 앓는 환자의 항문에 위생 패드 조각을 여러차례 집어넣어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요양병원 간병인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안희길 판사는 7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간병인 A씨(68)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10년간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을 제한했다. 또 요양병원 시설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요양병원장 B씨(56)에게는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인천 남동구 모 요양병원에서 뇌병변 환자 C씨(64)의 항문에 여러 차례에 걸쳐 위생 패드 10장을 집어넣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병상에 까는 패드를 가로·세로 약 25㎝ 크기의 사각형 모양으로 잘라 범행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C씨가 묽은 변을 봐서 기저귀를 자주 갈아야 했다"며 "변 처리를 쉽게 하려고 패드 조각을 항문에 넣었다"고 진술했다. C씨는 A씨의 범행으로 항문 열창과 배변 기능 장애를 앓게 됐으며, 병세가 악화해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안 판사는 "A씨는 간병인의 의무를 저버리고 피해자가 거동과 의사 표현이 불가능한 점을 이용해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학대하고 다치게 했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고 죄책이 무거운데다 피해자 가족의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의 항문에서 위생 패드를 발견하고 끄집어내야 했던 가족은 매우 큰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서도 "A씨가 국내에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또 B씨에 대해서는 "학대당할 우려가 있는 피해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며 "A씨가 24시간 요양병원에서 상주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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