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지지" 덴마크 이어 노르웨이까지 참전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스웨덴에서 노동자 임금 단체협약을 거부한 이후 북유럽에서 집단 반발에 직면했다. 스웨덴 노조의 요청에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북유럽 노조가 잇따라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현지에서 차량 운송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최대 민간 노조인 펠레스포분뎃은 이날 테슬라가 임금 단협을 계속 거부할 경우 이달 20일부터 노르웨이를 거쳐 스웨덴 시장으로 향하는 차량 운송을 차단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에른 에굼 펠레스포분뎃 노조위원장은 "단협을 요구할 권리는 우리의 직장 생활에 존재하는 분명한 일부분"이라면서 테슬라가 이를 거부하는 것을 용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노조의 이러한 선언은 스웨덴 노조가 북유럽 다른 국가들의 노조에 연대 행동에 나서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스웨덴에서는 테슬라 수리점 10곳에서 일하는 정비사 130여 명이 지난 10월 27일부터 사측의 임금 단협 체결 거부에 맞서 파업을 시작했다.
이들이 소속된 스웨덴 금속노조(IF메탈)가 먼저 파업에 나섰고, 우체국(PostNord AB) 노동자들이 포함된 서비스·통신직 노조 등 9개 산별 노조가 동조 방침을 표명, 신차 번호판 등 우편물 배송과 차량 운송 거부 등 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날에는 노르웨이에 앞서 덴마크의 최대 노조인 3F가 보이콧에 지지를 표하며 3F 운송 부문 조합원들이 오는 18일부터 연대 파업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3F 노조는 테슬라 차량을 항구에서 하역하거나 화물차를 이용해 스웨덴으로 운송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유럽 노조들이 운송을 모두 거부하면 테슬라는 독일 공장에서 육로로 차량을 직접 가져와야 해 대량 운송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반노조 경영을 지향해왔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뜻에 따라 테슬라는 단협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북유럽에서는 노조의 임금 단협과 산업 부문별 협상이 대부분 이뤄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스웨덴 전체 노동자의 90%, 덴마크 노동자의 80%가 이 협약에 따라 임금과 근로 조건을 보장받는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와 북유럽 노조 간의 이번 갈등이 다른 지역의 테슬라 노사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테슬라에 노조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북유럽 내 노조 보이콧 진행 상황이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다만 머스크 CEO는 지난달 29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딜북 서밋' 공개 대담에서 이에 대해 "그들은 회사에 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일종의 지주와 소작농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며 노조 결성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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