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자 중국 당국이 "장기적인 호전이라는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무디스 발표와 관련 "올해 거시경제 회복이 지속되고 질 높은 발전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은 지속적으로 개혁을 심화할 능력이 있고, 위험과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5.4%와 5.2%로 높인 것을 언급하며 많은 국제기구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 대변인은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과 재정의 지속가능 등에 대한 우려는 필요 없다"며 "중국은 이미 최고 투자처의 대명사가 됐고, 우리는 각국 기업인들이 중국에 투자하고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전날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다섯번째로 높은 등급인 A1으로 유지했으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중국 거시경제 주무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국민경제종합사 책임자도 이날 중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거시 지표가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책임자는 올해 1∼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2%와 1∼10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 0.4%를 비롯해 올해 2월에 비해 0.6%포인트 낮아진 10월 도시 실업률 5.0%,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난 3분기 1인당 가처분 소득 등 긍정적인 경제 지표들을 언급했다.
그는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가운데 생산·경영활동 예상지수가 55.8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는 점도 사례로 들었지만, 제조업 PMI가 두 달 연속으로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하는 '기준치 50 미만'으로 집계됐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책임자는 "미래를 전망해보자면 중국 경제 발전에는 여전히 유리한 조건과 지지 요소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은 중국 당국이 부채가 많은 지방 정부와 국유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증거가 늘어난 점을 반영한 것으로, 중국의 재정·경제·제도적 역량에 광범위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조적, 지속적으로 낮은 중기 경제 성장과 지속적인 부동산 부문 축소를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재정부도 무디스의 발표 직후 "불안정한 세계 경제 회복과 약화하는 모멘텀 속에서도 중국의 거시경제는 올해 지속해 회복세를 보이며 질적 발전이 꾸준하게 진전됐다"며 "실망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이날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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