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자국경에 '완충지대' 건설 추진
전후 가자지구 구상 구체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일시 휴전이 종료된 뒤 이틀째인 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400개의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에서는 육해공군이 테러 목표물을 공격하는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칸유니스에서만 50개 목표물을 공격하는 등 남부 지역을 광범위하게 타격했다. 이 지역에는 하마스 지도부 일부가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 북부의 지상 전력은 또 다른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가 사용한 이슬람사원 등을 공격했다.
이스라엘군 라디오방송은 이스라엘 병력이 가자지구 북부 도시 가자시티와 베이트 라히아에서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조너선 콘리커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우리는 지금 가자지구 전역에서 하마스 군사 목표물들을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조직원들에게 전투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하마스 무장세력이 전투를 재개하고 가자지구를 방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이 격화되면 양측 인명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주변으로 확대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리아 국방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근처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국방부는 "오늘 오전 1시35분 이스라엘이 점령지 골란고원 쪽에서 공습했고 다마스쿠스 근처의 일부 지점들을 겨냥했다"고 전했다.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다마스쿠스에서 헤즈볼라 측 대원 2명이 전사했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조직원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전쟁이 끝난 뒤 가자지구 국경에 완충지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충지대는 전후 무장세력의 공격을 막기 위한 것으로, 가자지구 국경 팔레스타인 쪽 구역에 설치한다는 게 이스라엘의 구상이다. 이스라엘은 이런 계획을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주변 아랍국가에 전달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는 어떤 아랍국가도 향후 가자지구를 관리하거나 치안을 맡을 의사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전후 가자지구 구상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식통은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다른 무장세력이 자국에 침투하거나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사이에 완충지대를 원한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외교정책 고문인 오피르 팔크는 "완충지대 계획은 그보다 더 상세하다"며 "하마스 퇴출 뒤 시대를 위한 3단계 프로세스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3단계 프로세스는 하마스 파괴, 가자지구 비무장화, 가자지구 비급진화라며 "완충지대는 비무장화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완충지대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전해진 바 없다. 전체 가자지구는 길이 약 40㎞에 폭 5~12㎞ 규모로, 230만명이 거주하고 있어 밀집도가 높은데 이곳에 완충지대가 설치되면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이 사실상 줄어들게 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