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과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됐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이화그룹 김영준 회장(왼쪽)과 김성규 총괄사장이 올해 5월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김 전 회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다만 재판부는 재판 의무 출석과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과 보석보증금 5000만원을 보석 조건으로 달았다. 또 사건 관련 참고인이나 증인 등과 통화, 문자, SNS 등으로 연락하거나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촉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할 것을 명령했다. 거주지를 제한하고 허가 없는 출국을 금지했다. 실시간 위치 추적을 위한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김 회장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267억원의 체납세금 납부를 피하려 차명계좌와 국내외 페이퍼컴퍼니 등을 이용해 373억원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김 회장은 계열사에 가족을 허위 고문으로 올려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회삿돈을 허위 회계처리 하는 등의 방식으로 114억원을 횡령해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있다.
이화전기공업 등 계열사 주식을 시세보다 싸게 매도하게 해 187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에 대해서는 배임죄와 증여세포탈죄가 적용됐다. 허위 공시로 주가를 상승시킨 후 매도해 74억원의 부당 이익을 얻은 혐의도 있다.
김 회장은 또 금융당국에 신고 없이 계열사 자금 173억원을 자신이 보유하던 홍콩 상장 해외법인 등에 유출한 혐의와 자신의 주식을 고가 매수하게 해 관계사에 588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