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스트림 G650ER 지난달 15일 들여와
기존 보잉 비행기보다 한 번에 멀리가
출장 잦은 경영진에게 도움될 것으로 보여
현대차그룹 전용기 4대로 SK와 동률
현대자동차그룹이 두 번째 전용 여객기를 도입했다. 정의선 회장 등 경영진의 해외 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5일 현대차그룹은 기존 보유 중인 전용 여객기 1대(보잉 BBJ 737-7) 이외 2호기를 추가로 도입했다. 미국 고급 제트기 제조사 걸프스트림에서 만든 G650ER이다. 임차가 아닌 직접 구매했다. 회사는 김포공항 내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 두고 운용할 예정이다. 다만 정 회장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에 맞춘 출장과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출장에선 기존 전용기로 다녀왔다.
여객기뿐 아니라 전용 헬기도 한 대 추가로 도입했다. 현장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지난 9월 1일 미국 시콜스키사가 제작한 S-76D를 샀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S-76C보다 성능이 좋다. 헬기 도입으로 국내 사업장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도입한 여객기 걸프스트림 G650ER 구매가격은 지난해 생산 모델 기준 최소 6100만달러(약 792억원)부터 시작한다. 옵션에 따라 1000억원 가까운 가격에 구매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6월 생산된 비행기를 구매해 약 800~1000억원의 비용이 든 것으로 보인다. 전용기 운영 비용은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 계류장 이용비 등을 합해 연간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G650ER은 기존 현대차가 가지고 있던 BBJ에 비해 한 번에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남미를 제외한 모든 대륙을 한 번에 갈 수 있다. 반면 BBJ는 북미 대륙을 가기 위해선 알래스카 등을 경유해야 한다.
전용기를 추가해 해외 출장이 잦은 현대차 경영진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이 전용기를 타고 출장을 가더라도 사장단 등이 다른 전용기를 타고 해외 사업장을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올해 공식 출장만 열 차례가 넘는다. 지난 10월 윤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에 동행했으며 지난달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준공식 참여, 영국·프랑스 출장 등 매달 한 두 차례씩 출장을 다닌다.
이번 전용기 도입으로 현대차그룹은 전용기를 4대(여객기 2·헬기 2) 보유하게 됐다. SK는 G650ER 등 여객기 3대와 헬기 1대를 가지고 있다. LG는 헬기 2대와 여객기 1대, 포스코는 헬기 2대를, 한화는 여객기 1대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대한항공 전세기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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