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폰' 상표 등록한 삼성…글로벌 제조사 격돌 채비

갤S24 AI 탑재 전망…통역 통화·화질 개선
구글·中 제조사도 온디바이스 AI 시장 공략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년 1월 갤럭시S24 출시를 앞두고 'AI 폰'을 내걸고 시장 선점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해외 IT 매체 갤럭시클럽은 삼성전자가 지난 24일(현지 시간) 유럽연합 지식재산청(EUIPO)과 영국 지식재산청(IPO)에 'AI 스마트폰'과 'AI 폰'으로 상표를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에 온디바이스 AI '삼성 가우스'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시간 통역 통화, 영상·이미지 화질 개선 등이 주요 기능으로 꼽힌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자체에 생성형 AI를 탑재하는 방식의 기술이다. 기존 생성형 AI와 다르게 외부 서버나 클라우드에 접속하지 않고 단말기 내에서 정보 수집과 연산이 가능해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정보 유출 가능성이 낮다.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앞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고객이 사용하는 핵심 기능에 AI를 적용하고, 사용자 패턴과 선호도를 기반으로 최적화해 더욱 의미 있고 혁신적인 경험을 내년부터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 IT 매체 샘모바일은 상표 등록에 대해 "갤럭시S24 시리즈를 발표할 때 AI가 가장 주목받는 단어가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더불어 양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애플도 내년에 AI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애플이 아이폰 새 운영체제(OS) iOS18에 생성형 AI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자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텐서 G3'를 탑재한 스마트폰 '픽셀8'을 출시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데 온디바이스 AI를 염두에 두고 자체 개발한 것이다. 구글은 픽셀8을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를 겨냥해 만든 최초의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했다. 픽셀8에 구글의 AI 챗봇 서비스 바드를 적용한 '구글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를 탑재했다.

중국 제조사들도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샤오미는 샤오미14 시리즈에 생성형 AI를 탑재했고, 비보는 지난 13일 자체 개발한 LLM '블루LM'을 탑재한 스마트폰 X100과 X100프로를 공개했다. 생성형 AI 엔진을 내장한 미디어텍의 AP 디멘시티9300 칩을 탑재했다. 블루LM은 70억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의 소규모 LLM으로, 책 1억6000만권 분량의 데이터가 학습돼 논문이나 웹페이지 요약 등 기능을 제공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줄곧 침체했다가 지난달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0월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월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AI 스마트폰이 시장 회복세에 불을 붙일 것으로 내다본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퀄컴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 업체들은 온디바이스 AI에 큰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4년이 온디바이스 AI 적용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레거시(구형) IT 기기 교체수요 확대의 첨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