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긴축 누적 효과로 소비 소폭 증가 전망
미국 소매업계가 '블랙 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연말 쇼핑 대목을 맞았지만, 고금리와 고물가로 소비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고, 금리인상으로 신용카드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대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올해는 11월24일) 시작되는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기간까지가 쇼핑 대목으로 통한다. 하지만 올 연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누적된 긴축 효과로, 소비지출 규모가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쇼핑 시즌 소비지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3~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5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매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난달 아마존의 '프라임데이' 할인판매 매출도 1년 전보다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의 소비지출 둔화는 경제지표로도 확인된다. 미 상무부는 10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1% 감소해 3월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소비를 떠받쳐왔던 임금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실업률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미국인들이 지갑을 열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이미 유통업계는 연말 임시직 고용 규모를 예년 대비 크게 줄였다. NRF는 올해 연말 임시로 채용하는 계절 고용 근로자 수가 34만5000~44만5000명으로, 역대 최대였던 2021년 대비 40%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취업정보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는 올 가을에 올라온 계절 고용 구인광고가 10년래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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