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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기술 AGI 벌써 왔나"…오픈AI 사태에 IT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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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전' AI업계에 '안전성' 화두
사태 진정 후 경쟁 격화 전망도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해임 사태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IT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래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오픈AI의 내홍이 산업 지형도를 흔들 만큼 큰 파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간 속도전에 몰두한 기업들에 AI 안전성이라는 화두를 던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오픈AI에서 터진 갈등은 올트먼 전 CEO를 필두로 AI 사업화에 가속페달을 밟은 급진파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온건파가 부딪힌 결과다. IT 업계는 생성형 AI 붐을 일으킨 '슈퍼스타' 기업이 AI에 대한 관점의 차이로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철학적 충돌이 있을 정도로 오픈AI의 기술이 일반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키워드 참조)에 가까워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꿈의 기술 AGI 벌써 왔나"…오픈AI 사태에 IT업계 촉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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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는 인간처럼 범용적 사고가 가능한 AI다. 인간의 지시가 없어도 스스로 학습과 훈련이 가능해 꿈의 기술로 불린다. 자연어를 이해하는 챗GPT, 그림을 그리는 달리(Dall-E) 등 특정 역할만 하는 현 AI보다 진화한 것이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세상을 멸망하도록 만든 '스카이넷'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AGI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AI에서 등장하는 로봇 데이빗은 선한 AGI다.


오픈AI가 AGI에 도달했는지 여부를 두고는 추측만 무성하다. 다만 올트먼 전 CEO는 지난 6일 열린 첫 개발자 회의에서 "개발 중인 GPT-5가 AGI가 될 수 있다"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트먼 전 CEO 축출을 주도한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수석과학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에 "GPT가 약간의 자의식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AI 기업에서 AGI가 경영권 분쟁의 원인이 됐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며 "AGI는 먼 미래가 아닌 눈앞에 닥친 기업 의사결정의 문제가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개발자는 "내부에서 AGI의 일정 수준을 목격했거나 현재 개발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그 정도 성과를 올렸다면 경쟁기업들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사태가 수익화에 속도를 내던 AI 업계에 브레이크를 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화 못지않게 AI 위험성이나 윤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AI 안전성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생각해 볼 계기가 될 것"이라며 "뛰어난 능력에 비례하는 위험 때문에 글로벌 규제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안전한 AI를 내세운 기업들이 주목받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AI 커뮤니티에선 기술 경쟁보다 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흐름이 생겼다"며 "오픈AI 인력이 빠져나가는 곳 중 하나가 앤스로픽인 것을 보면 이런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창립자였던 대니엘라 애머데이·다리오 애머데이 남매가 세운 회사다. AI 개발에서 윤리성과 안전성을 강조한다.


반면 사태가 진정되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올트먼 전 CEO가 마이크로소프트(MS)행을 확정할 경우 MS는 지금보다 더 강력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이미 오픈AI 임직원들이 집단 퇴사를 예고하면서 구글 등 유수 기업들의 영입 전쟁이 시작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오픈AI 인력이 MS나 구글로 가면 사업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상황이 정리되면 MS를 중심으로 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꿈의 기술 AGI 벌써 왔나"…오픈AI 사태에 IT업계 촉각

AGI=AI는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특정 조건에서 특정 역할을 하는 약인공지능 ▲모든 상황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강인공지능 ▲인류의 지능 수준을 월등히 뛰어넘는 초인공지능이다. 이 중 강인공지능을 AGI라고 부른다. 인간과 동등하거나 필적할 만한 지능을 갖춘 것이다. 일종의 자의식을 갖고 스스로 상황을 분석, 판단할 수 있는 단계다. AGI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지,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AGI가 인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올트먼 전 CEO는 AGI가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빠르게 개발을 추진했다. 개발을 찬성하는 진영은 AGI가 기후 변화, 질병 등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기술이라고 믿는다. 반면 AGI에 대한 비관론도 존재한다. 수츠케버 수석과학자는 AI의 능력이 너무 뛰어나 여론을 조작하고 무기를 통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I가 독재에 나서거나 사람들이 AI의 일부가 되는 걸 선택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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