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이끌 새 CEO 에멧 시어는 누구

트위치 창업한 실리콘밸리 저명 인사
평소 AI 발전 위험 경계
과거 발언은 논란
오픈AI 주주 MS에 "인턴할 때 영혼 팔아"
잘못된 성인식 노출…오픈AI 수습 부정적 평도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의 축출 이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이끌게 된 새로운 CEO인 에멧 시어는 인공지능(AI)이 인간에게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인사다. 오픈AI 이사회와 결이 같은 시각을 갖추고 있지만, 거침 없는 언행으로 인해 올트먼 기습 해고 사태로 인해 혼란에 빠진 오픈AI를 정상 궤도로 바로잡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시어는 동영상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트위치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다. 2005년 예일대를 졸업한 후 2007년 트위치를 창업해 사실상 커리어 전체를 이 회사에서 보냈다. 아마존이 2014년 10억달러에 트위치를 인수한 이후에도 CEO 자리를 계속 맡아오다가 올초 9개월 된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회사를 떠났다. 시어가 트위치에 몸 담은 동안 회사는 저스틴.tv(트위치의 전신)라는 신생 스타트업에서 일일 시청자 3000만명이 넘는 거대 기업으로 우뚝 섰다.

시어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Y컴비네이터의 파트너로 근무하며 신생 기술 스타트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Y 컴비네이터는 한 때 올트먼이 이끌었던 회사로, 시어도 트위치 창업 전인 2005년 Y 컴비네이터 프로그램을 수료한 후 첫 번째 회사인 캘린더 애플리케이션 키코를 창업한 인연이 있다.

오픈AI 이사회에 정통한 소식통은 "실리콘밸리 고위 인사들로부터 강력한 추천을 받았다"며 "시어는 임무를 이해했고 직원들이 매우 불행해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이해했다"고 전했다.

시어는 AI 발전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발언을 해오기도 했다. 오픈AI 이사회가 그를 올트먼의 후임으로 낙점한 것도 AI 발전에 대한 이런 철학적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9월 엑스 게시글을 통해 "AI 발전 속도 둔화에 찬성한다"며 "실험 없이 안전한 AI를 구축하는 방법을 배울 수 없고, 진전 없이 실험을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최대 속도로 질주해서는 안된다"고 썼다. 앞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는 AI에 관해 "본질적으로 매우 위험한 것"이라며 "그것은 우주를 파괴하는 폭탄과 같다"고도 했다.

다만 시어는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한 최대주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판하거나, 잘못된 성 인식에서 비롯된 글을 서슴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표출하기도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임직원이 집단퇴사를 예고하는 등 회사가 존립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오픈AI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그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는 커녕 CEO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시어는 오픈AI 합류 전인 지난 7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구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MS에서 인턴으로 일할 당시 월급을 받을 때마다, 마치 내 영혼의 일부를 우편으로 받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통신은 "시어가 MS 근무 경험을 '영혼을 파는 일'처럼 묘사해 회사의 최대 후원자를 '디스(dis)'했다"며 "시어의 언어는 실리콘밸리 CEO들의 세련된 화법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지난 8월에는 엑스에서 위키피디아 기사를 공유하며 "여성의 40~60%는 강간이나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왜 당신은 여성들이 성 관계에 대한 환상이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써 성에 대한 비뚤어진 인식도 가감없이 드러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