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로잘린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6세.
카터 센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로잘린 여사가 이날 오후 2시 10분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치매 진단을 받은 로잘린 여사는 자택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아왔었다. 호스피스 케어는 통상 시한부 질병을 앓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보살핌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피부암을 앓아온 남편인 카터 전 대통령(99)도 지난 2월부터 호스피스 돌봄을 받고 있다.
로잘린 여사는 카터 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정치적 조언자이자, 정신건강 옹호자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다른 영부인들과 달리 각료 회의에 참석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브리핑에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면, 남편을 대신해 해외 순방을 다니기도 했다.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위원회의 명예 위원장을 맡아 관련 입법, 예산 확대 등을 이끌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카터 부부는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매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그녀의 손글씨는 남편의 연설, 정책 연설 초안 등에 많이 등장한다"며 "거의 '공동 대통령'이었다"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뒤에는 1982년 카터재단을 함께 설립해 정신건강, 돌봄, 유아 면역력 강화, 인권, 분쟁 해결 등의 이슈에 전념했다.
로잘린 여사는 1927년 8월 18일 카터 전 대통령과 같은 조지아주의 작은 마을 플레인스에서 태어났다. 이후 1946년 카터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지난 7월에는 결혼 77주년을 맞이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로잘린은 내가 이룬 모든 것에서 동등한 파트너였다"면서 "그녀는 내가 필요할 때 조언과 격려를 해주었다. 로잘린이 세상에 있는 한 나는 누군가 항상 나를 사랑하고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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