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 혁신안 '도덕성'…용산 인사도
예외 없이 경선…엄격 컷오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공정 경선'을 위해 내년 총선 모든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원천 배제해야 한다는 혁신안을 내놨다. 혁신위가 의결한 혁신안에는 '대통령실 인사의 전략공천에서 배제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담겼다.
혁신위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상향식 공천을 통한 공정한 경쟁'을 혁신안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소희 혁신위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정한 경쟁을 위해 대통령실 출신 인사도 예외 없이 공정한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며 "모든 지역구에서 전략공천은 원천 배제"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을 포함한 전략 공천 원천 배제를 권고하는 배경으로 혁신위는 '민심'을 강조했다. 이 위원은 "결국 저희 혁신위도 국민 뜻에 따라가고 눈높이를 맞춘다"며 "국민이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고 했다.
상향식 공천의 구체적 룰은 공천관리위원회에 맡길 방침이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민심, 당심, 책임당원, 일반당원 몇 % 이런 세부적인 내용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전체적으로 정할 것"이라면서 "위에서 내려오는 공천보다는 당원과 해당 지역구 주민 민심을 반영하는 것을 가장 큰 틀의 원칙으로 하는 공천 제도를 만들어서 운영하라는 것이 오늘 혁신위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혁신위가 2호 혁신안으로 내놨던 '중진·지도부 험지 출마'를 받아들여 희생을 각오한 중진의 경우에도 경선을 요구하는 것이 공정하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혁신위는 "중진이라면 일단 전국적인 지명도와 인맥도 있을 것이고 본인의 역량도 강화됐을 것"이라며 "지역구 자체만 보면 전보다 경쟁력이 떨어지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중진이 새로운 지역에 가서 본인의 역량을 극대화해 당 의석을 한 자리라도 더 확보하라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는 선거'를 위한 전략 공천을 원천 금지함으로써 당의 총선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우려에는 '전체 선거를 위해서는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하나씩 두고 보면 전략공천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이 전략공천에 대한 판단이 틀렸을 때 그것으로 인해 전국적인 선거판이 어그러질 수도 있고, 당 공천에 대한 논란과 잡음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선거를 두고 봤을 때는 전략공천의 필요성이 있다고 봐도, 큰 틀을 보면 전략공천을 원천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전체 선거를 위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혁신위는 공관위가 구성되면 공천 관련 구상이 담긴 혁신안을 공관위에 직접 설명할 계획이다. 김 혁신위원은 "혁신위 임기는 끝났다고 하더라도 위원 중 한 분이 공관위에 가서 우리 혁신위에서 어떤 논의를 했고, 이런 안건은 최고위에 보냈고, 이런 배경 속에서 의논했다고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며 "이런 취지를 충분히 검토해 공천 관련 규정을 만들 때 반영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했다.
사회적 물의·당 명예 실추·금고 이상 전과, 공천 배제
혁신위는 이날 '엄격한 컷오프' 기준도 4호 혁신안에 포함했다. 이 혁신위원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람, 금고 이상의 전과자는 모두 공천에서 배제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컷오프 기준은 공관위에서 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금고형 이상'이라는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 혁신위원은 "그만큼 중범죄라고 판단을 해서 그 정도 기준은 돼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나 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발표한 내용이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이 발표한 '신 4대 악 공천 배제'와 유사하다는 질의에 혁신위는 "사전에 조율된 내용이 아니다"라며 "저희가 공천 룰에 대한 기준을 제시함에 있어 도덕성과 관련된 부분을 빼놓을 수 없어서 이런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총선기획단은 전날 성폭행 2차 가해, 직장 내 괴롭힘, 학교폭력, 마약범죄까지 4대 범죄와 관련된 인사를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이날 의결된 4호 혁신안을 오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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