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건물관리·쓰레기 등 문제로 아파트 선호
전국민 아파트에서만 살 수 없는 게 현실
빌라사무소에 아파트 관리실 기능 넣어 호평
최근 한 자치구가 사회지표 조사를 했는데 그 지역 응답자의 80%가 공동주택(아파트)을 선호한다고 했다. 이유는 안전(치안)과 건축물 관리, 쓰레기 처리, 주차 등의 편리성 때문이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수요가 모두 아파트로만 몰리니 아파트와 비교해 주거비가 낮다는 장점에도 다세대주택(빌라·연립)은 인기가 없다. 여기에 빌라를 중심으로 퍼진 빈번한 전세사기는 기름을 부었다.
서울의 전체 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8%, 다세대주택은 26% 정도다. 강북구의 경우 빌라·연립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46.4%로 아파트(35.6%)에 비해 높고, 서울 전체 평균과도 차이가 크다.
강북구가 이러한 현실에 착안해 ‘발라관리사무소’를 만들어 9개월째 운영하고 있다. 강북구는 지난 3월 소규모 건물 밀집도가 높은 번1동 다세대주택 68개동 694가구를 대상으로 빌라관리사무소를 시범운영하기 시작했다. 관리주체가 없다는 다세대주택의 관리 맹점을 보완해 안전과 하자 수리, 쓰레기 처리 문제 등을 빌라관리사무소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빌라관리사무소의 매니저 3명은 평일과 주말 교대근무를 해가며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역할을 하고 있다. 사무실 건물은 번1동 샛강어린이공원에 지었다.
꽤 오래 준비했다. 빌라관리사무소는 이순희 구청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한데 빌라에 살더라도 아파트와 같이 관리받고 있다는 안정감과 쾌적함을 줘서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높이자는 취지도 있었다고 한다.
강북구는 이 사업 예산지원 근거 마련을 위해 조례를 개정해 20세대 미만 공동주택을 ‘임의관리 공동주택’이라 정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주민 대상 설문조사도 진행했는데 청소, 공용시설 관리, 안전 및 주차 문제에 대한 지적이 많았기에 그런 부분을 해결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
강북구는 지난 9월 주민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94%가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88%는 사업 확대를 원했다고 밝혔다. 이달 9일에는 중간보고회 및 주민설명회를 열어 그동안의 성과와 계획도 밝혔다.
강북구는 빌라관리사무소가 설치된 지역의 재활용 수거함과 무단투기 단속 CCTV 설치를 지원하고, 골목길 상습투기지역은 청소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노후한 빌라 옥상과 담벼락 등의 수리와 빌라 내 자투리땅 꽃밭 조성 등 주민참여활성화사업도 연계할 계획이다. 공원 등 공중화장실 몰래카메라 탐지, 안전 취약지역 안심벨 설치 등도 계획하고 있다. 빌라관리사무소는 특히 빌라 내 주민 간의 협조와 동참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무엇보다 매니저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빌라관리사무소 사업이 성공했다"며 “주민 의견을 반영해 내년에는 수유권역과 미아권역에도 각각 1곳씩 설치해 총 3곳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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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관리사무소 사업은 지난 7월 매니페스토 경진대회에서 자치구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사업이 알려지면서 서울시와 인근 자치구는 물론 경기도 부천시 등 전국 자치구의 문의도 많다는 게 강북구의 설명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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