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미국 첫 방문부터 이어온 인연 소개
미·중회담 기대감↑…대선 앞둔 미국은 '글쎄'
미·중 정상회담 등을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여 만에 미국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 매체들이 시 주석과 미국의 인연을 내세우며 '우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1985년 금문교 앞서 '찰칵' 시진핑 주석 사진 공개…중국 언론, '미·중 관계 우호 분위기 조성'
15일 중국중앙TV(CCTV) 등 주요 매체들과 바이두 등 포털사이트는 미국을 처음 방문한 1985년 4월 당시 30대이던 시 주석이 샌프란시스코를 찾아 금문교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서기였던 그는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 아이오와주 머스칸티를 찾아 미국의 농업과 목축 기술을 경험하러 가는 길에 샌프란시스코를 먼저 방문해 이 사진을 찍었다고 전해졌다.
이에 한 베이징 역사연구가는 "미·중 관계가 수교 직후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던 때여서 훙얼다이(혁명 원로 2세)라면 누구나 금문교 앞에서 사진 한 장 남기는 것이 소망이었고, 이 때문에 시진핑도 미국 첫 방문지로 샌프란시스코를 골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소셜미디어(SNS)에 '시진핑과 미국 친구들(우인)의 스토리'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보도에는 시 주석이 1985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인들과 맺어온 인연과 뒷이야기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보도는 "중·미 관계의 기초는 민간에 있다. 희망은 인민에, 미래는 청년에, 활력은 지방에 있다"는 시 주석의 발언으로 시작했다.
시 주석은 목축 기술을 경험하러 간 2박 3일 동안 현지인 부부 집에 머물면서 환대받았고 현지인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했다고 전해진다.
이 인연으로 그는 부주석이던 2012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아이오와의 이 '오랜 친구들'을 잊지 않고 머스칸티를 다시 찾았다. 시 주석은 당시 27년 만에 다시 만난 주민들에게 "내게는 당신들이 곧 미국"이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는 지난해 5월에는 당시 출장 일정을 조율했던 아이오와주 공무원 사라 랜드씨에게 편지를 보내 "양 국민 간의 우호는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기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이번 방미에서도 시 주석은 당시 사귄 아이오와주 주민들을 APEC 만찬에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시 주석이 맺은 오랜 인연도 소개했다.
빌 게이츠는 39세였던 1994년 처음 중국을 찾은 이후 여러 차례 방중했는데, 2015년에는 미국을 찾은 시 주석을 MS 본사에서 만나기도 했다. 시 주석은 미·중 갈등이 한창이던 올해 6월에도 중국을 찾은 빌 게이츠와 단독 회동을 통해 오랜 친구를 예우했다.
시진핑, 투자 유치와 경제 협력 강화 위해 기업 간 계약 등 논의할 듯…바이든 반응은 '글쎄'
시진핑이 이번 방미 중에 투자 유치와 경제 협력 강화를 노리고 '선물 보따리'를 풀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시진핑은 미·중 정상회담 직후 미국 기업 대표들과 만찬을 할 예정이다. 베이징 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만찬에는 애플·퀄컴·비자·페덱스·화이자 등 미국 주요 기업의 수장을 비롯해 수백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자리에서 미·중 기업 간 계약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주요 외신도 중국 정부가 시진핑의 방미 기간에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737 맥스' 항공기 구매를 약속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에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을 불신하는 시진핑이 이번 회담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룰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외신은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관계의 악화를 막는 게 최대 성과가 될 것"이라며 "두 나라가 공통으로 관심 있는 몇 가지 주요 분야에서만 합의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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