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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 싶은 만큼만 내세요"…물가 치솟자 바게트 가격 고객에 맡긴 프랑스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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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북부 마마트 빵집 "최소 60센트만 내세요"
일부 손님, 더 비싼 가격 내며 "도움 되길 바란다"

생활 물가가 비싸진 프랑스에서 국민 주식인 바게트 값을 고객이 내고 싶은 만큼 내도록 한 빵집이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파리지앵 등은 프랑스 북부 솜(Somme)과 노르(Nord) 지역의 '마마트(Mamatte)'라는 빵집 체인점을 소개했다. 이 체인점을 운영하는 막심 르페브르는 이달 초부터 한 달간 매장 세 곳에서 고객이 직접 바게트값을 정하도록 했다. 다만 하한가는 60센트(약 852원)로 정했다.


"내고 싶은 만큼만 내세요"…물가 치솟자 바게트 가격 고객에 맡긴 프랑스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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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인들은 집밥 식재료 소비까지 줄이며 ‘짠물 소비’에 안간힘인 것으로 전해진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지난 6월 식품 소비는 2021년 12월 대비 10% 감소했다. 프랑수아 지롤프 프랑스 경제전망연구소(OFCE) 경제학자는 “INSEE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0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가정의 식품소비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물가 고공행진 때문인데, 프랑스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1년간 5~6%대를 이어왔다. 여기에 더해 프랑스의 8월 식품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1.1%를 기록해 전체 물가상승률(5.7%)의 2배에 육박했다


"내고 싶은 만큼만 내세요"…물가 치솟자 바게트 가격 고객에 맡긴 프랑스 빵집 마마트 운영자 막심 르페브르 [사진출처=엑스(옛 트위터)

르페브르는 파리지앵에 손님에게 바게트값을 일임한 것과 관련해 "바게트는 기본 생필품"이라며 "지금은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라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5%의 고객은 하한선인 60센트를10∼15%의 고객은 80∼90센트를 내고 바게트를 사 간다"고 설명했다.


또 "(손님) 대다수는 원래 가격인 1유로(약 1400원)를 지불하고, 일부 고객은 마마트의 이 '이벤트'가 한 달 이상 지속돼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원가격보다 비싼 1.50유로를 내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매체에 따르면, 마마트 매장 중 한 곳에서 바게트를 들고나온 필리프와 로랑스는 "평소 가격대로 지불했다"며 "곤경에 처한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인들에게 바게트는 한국인에게 쌀 같은 주식이다. 프랑스 정부는 2018년 바게트를 만드는 제조법과 문화를 국가 무형문화재로 등록하기도 했다. 가격은 평균 1유로 안팎에 형성돼 있다. 이마저도 30년 전 가격인 0.56유로에 비하면 70% 이상 상승한 것이다.


밀가루와 버터, 설탕 등 원재룟값이 오른 이후 바게트 가격도 비싸졌다. 이미 일부 빵집에서는 바게트 하나에 1.30∼1.40유로, 비싸게는 1.70유로나 심지어 2유로에 팔기도 한다.



한편 지난 9월 프랑스 정부는 5000개 품목의 소매 식품에 가격 상한제를 적용했다. 가파른 식품 인플레이션 속에 올해 초부터 식품 가격 제한을 시도해왔지만, 기업들이 소극적으로 임하자 적용 품목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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