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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에 3조원 물린 투자자들 자금회수 '비상'…구조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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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그룹에 악재 잇따르며 카카오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 곤란해져
본업 혁신보다 자본 축적에 치중한 카카오 경영진과 이에 편승한 투자자본
고통스러울 정도의 엑시트 과정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어

카카오그룹에 대형 악재가 잇따르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모빌리티 등 카카오의 비상장 계열사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계열사의 기업공개(IPO)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투자 업계에선 좀 더 강한 자금회수 장치를 마련해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다만 현실적으로 잡음 없는 엑시트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사례처럼 카카오와 투자자 간 분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카카오그룹의 위기는 본업 혁신보다 자본 축적에 치중하는 기업집단과 이에 편승한 투자자본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에 3조원 물린 투자자들 자금회수 '비상'…구조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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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쪼개기 상장 리스크 현실화

카카오그룹 위기의 본질은 혁신적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계열사 쪼개기 상장으로 자본을 축적하려던 경영 방식에 있다. 그간 카카오 주요 계열사는 3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흡수한 '자본시장의 물 먹는 하마'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재팬 등 카카오그룹 주력 비상장사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3조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사우디아리비아국부펀드(PIF)·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총 1조154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에 앞서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앵커PE에서 2016년과 2021년 모두 3348억원을 투자받았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2017년 TPG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2021년에는 칼라일에서 2200억원, 구글에서 565억원, TPG컨소시엄·국민연금에서 1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같은 해 LG에서 1000억원, GS그룹에서 950억원을 투자받았다. 카카오의 일본 웹툰 자회사인 카카오재팬도 2021년 앵커PE에서 600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 이후 나머지 계열사의 상장 기대감도 커졌다. 투자받는 기업도, 투자하는 펀드도 IPO로 한몫 잡겠다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자본시장은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넘치던 유동성이 급감하면서 자본시장이 위축됐고, 비상장기업의 가치도 쪼그라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지면서 나머지 카카오 계열사의 IPO 여부가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자금 회수 통로가 막히면서 카카오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발을 동동 구르게 됐다.


국내 IT산업에서 독보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으로 주목받던 카카오는 자본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국내 A 기관 최고투자책임자는 "기업이 100년 가기 어렵다는 말처럼 혁신기업도 위기를 겪게 되는데 언제라도 부진한 사업은 접고 유망한 사업은 새로 시작할 수 있도록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려가야 한다"며 "위기와 기회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지주회사 단일 상장 구조"라고 설명했다.


상장 지주회사 아래 비상장 계열사를 편재해 새로운 사업에 자유롭게 진입하고 퇴장하는 유연성이 있어야 출자한 투자자도 특정 사업 포트폴리오에 노출되는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A 기관 최고투자책임자는 "우리나라 그룹이나 오너들은 혁신기업을 키우기보다 쪼개기 상장으로 자본시장에서 돈을 끌어 모으는 데 관심이 많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가 반복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저금리 상황 이어지리란 투자자 오판…고통스러운 조정 과정 거쳐야

기관투자자나 펀드 업계도 저금리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오판으로 카카오의 쪼개기 상장에 편승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카카오그룹 투자 실패 사례는 카카오그룹 내부적인 악재와 더불어 고금리 환경에서 사모주식 투자의 엑시트가 어려워진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금리 시절 값싼 자본력에 의존해 승승장구했던 사모주식 투자 모델이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카카오그룹의 재무적투자자들이 투자의사 결정 실패를 인정하고 손실을 감내할 리는 만무하다. 고통스러울 정도의 엑시트 과정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GIC와 PIF로부터 투자받을 때 IPO 기한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경영 실패로 IPO가 무산되면 투자자가 지분을 팔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회사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4년 이내에 IPO를 추진하는 조항을 뒀다. 이후에도 IPO에 성공하지 못하면 이사회 밑에 IPO 추진위원회를 두고 투자자들이 위원회 구성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단서를 단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에선 상장 문턱에서 좌절을 거듭하고 있는 교보생명과 어피니티 컨소시엄 간의 풋옵션 분쟁처럼 카카오그룹과 투자자 간의 문제가 확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IB 업계에서 보는 가장 현실적인 해결 방안은 카카오가 새로운 투자자를 구해 기존 투자자들을 엑시트 시키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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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려면 기존보다 더 강력한 형태로 투자금 회수를 담보해야 할 게 뻔하다. 이 경우 카카오 입장에선 투자유치 조건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확대일로를 걷던 카카오그룹이 앞으로는 사업 구조조정, 비핵심 자산 처분 등의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일부 계열사나 투자자산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무게를 두는 강력한 재편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미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가 어려워진 상황이라 문제가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카카오 측에서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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