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웅제약 사택부지 개발…현대家 3세 정대선 HN사장 사업 참여
미래에셋증권 주관, 현대건설 신용보강
삼성동 최고급 주택 ‘라브르27’ 개발을 위한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이 성사됐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신규 PF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자금 조달을 마무리해 주목된다. 개발 사업장 주변으로 재계 인사들 자택이 몰려 있는 데다, 넓은 자산가 인맥을 보유한 현대가(家) 3세가 추진하는 사업이라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자산개발과 시공간네트웍스(옛 메가트렌드파트너스)는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2000억원 규모의 PF 투자자 모집을 완료했다. 고려자산개발이 1076억원, 시공간네트웍스가 나머지 894억원을 대출받아 공사비 등으로 사용한다. PF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대출을 담보로 상환 우선순위에 따라 선순위, 중순위, 후순위 등으로 나눠 PF 투자자(대주단)를 모집했다.
조달한 자금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90-25번지 일원 옛 대웅제약 사택 부지에 최고급 하이퍼엔드 빌라 라브르27을 짓는 데 사용한다. 연면적 2만2525㎡ 규모로 지하 5층~지상 7층, 2개동, 27가구를 건설한다.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은 이달 중 착공에 들어가 2026년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고려자산개발과 시공간네트웍스는 주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 시행사다. 두 회사 모두 1993년생인 김시은 고려자산개발 사내이사가 대주주로, 각 회사 지분 84.15%와 99.8%를 보유하고 있다. 2020년부터 고 윤영환 대웅그룹 명예회장과 대웅제약 등이 보유하고 있던 부지를 매입해 사업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려자산개발은 범현대가 3세인 정대선 HN그룹 사장(지분율 9.90%)과 신한금융투자 사장을 지낸 이휴원 HN그룹 회장(4.95%)도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보유하고 있던 충청남도 태안의 대중제 골프장 골든베이CC를 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PF 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개발자금 확보에 성공한 배경으로 우수한 사업성을 꼽는다. 삼성동 사업 부지는 명문 학군과 최고의 교통 인프라를 보유한 서울 강남의 핵심 요지로, 코엑스와 강남 현대백화점 등이 도보권에 있는데다, 신축 중인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사옥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했다.
PF업계 관계자는 "최고급 주택의 경우 부동산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하게 분양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특히 폭넓은 자산가 네트워크를 보유한 재계 인사와 전직 금융사 대표가 추진하는 사업이라 분양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PF 대출에 신용공여를 제공하면서 상환 안정성을 높인 점도 PF 성사 배경으로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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