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정씨는 "교화돼 새 사람으로 살아갈 기회를 바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6일 열린 정유정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분노 해소의 수단으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살해했고, 누구나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당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줬다"며 이 같이 구형했다.
정씨는 지난 5월 26일 과외 선생님을 구하는 중학생으로 위장해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A(20대)씨의 집에서 그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피해자는 장시간 지속된 범행으로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거짓말을 반복해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교화 가능성이 없고, 오심 가능성도 없다"며 "영원한 격리가 필요한데 무기징역은 가석방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검찰은 유족의 탄원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5개월이 지났는데 500년 같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견딜 시간이 너무 힘들다"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측은 불우한 가정환경 등에 따른 심신미약 감경을 주장했다. 정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지은 죄가 막중하다"면서도 "상세 불명의 양극성 충동장애 등이 있어 감경해달라"고 말했다.
정씨는 변호인 의견 진술 이후 "저로 인해 큰 상심에 빠진 유가족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중국어와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준법정신으로 살도록 저 자신을 돌아보며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며 "교화돼 새 사람으로 살아갈 기회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선고 기일을 오는 24일 오전으로 정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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