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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참사 1년]②"그날 기억 떠올라 결국 가게를 옮겼다"…삶이 바뀐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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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여전" 가게 옮긴 의인
모교에 2억원 기부한 고려대생 유족
탄핵 소추 이상민 장관 직무 복귀
용산구청장 등은 재판·수사받는 중

지난해 10월29일 이태원에서 벌어진 비극엔 다양한 인물이 등장했다. 1년이 지난 현재, 참사 당시 행인을 구해 '의인'으로 칭송받은 상인은 가게를 옮겼다. 생명을 잃은 여대생의 유족은 고인의 뜻을 기려, 다니던 대학에 장학금을 기부했다. 탄핵소추를 당했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에 따라 직무에 복귀했고,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은 재판을 받고 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닥터카 탑승' 논란을 일으켰던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태원참사 1년]②"그날 기억 떠올라 결국 가게를 옮겼다"…삶이 바뀐 사람들 지난 20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서 녹사평역 인근으로 가게를 옮긴 남인석씨(81)가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사진=공병선 기자 mydil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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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옮긴 '의인'= 이태원에서 옷가게를 하는 남인석씨(81)는 지난 6월 녹사평역 인근으로 가게를 옮겼다. 남씨의 가게는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있었다. 남씨는 참사 당시 한 여성이 사람들에 깔리려는 걸 팔을 잡아 끄집어내서 구한 '의인'이기도 하다. 12년 동안 정들었던 가게를 옮기게 된 이유에 대해 남씨는 "그 이태원 골목에 더는 사람이 찾아오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를 힘들게 했던 것은 정신적 트라우마였다. 너무도 많은 사람이 참사 당일의 기억을 물었고, 그날의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계속 지쳐갔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충격은 여전하다. 남씨는 "그날 젊은이들의 모습이 문득문득 생각나서 마음이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딸 버킷리스트' 모교에 기부한 유족= 참사 희생자인 고(故) 신애진씨 유가족은 지난 19일 신씨가 다니던 고려대학교에 장학기금 2억원을 전달했다. 고려대 생명과학부 17학번인 신씨의 버킷리스트에는 '모교에 기부하기'가 있었다. 신씨의 아버지 신정섭씨는 "딸의 이름이 기억될 수 있도록 딸의 뜻을 담은 장학기금을 고려대에 기부했다"면서 "딸의 친구들이 준 부의금과 딸이 일하며 모아둔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가지고 있었다. 항상 꿈꾸고 도전했던 딸의 마음이 모교와 후배들에게 잘 전달되어 좋은 곳에 쓰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학기금은 신씨가 몸담았던 생명과학부 및 경영대학 MCC 학회의 후배들에게 전달된다.


[이태원참사 1년]②"그날 기억 떠올라 결국 가게를 옮겼다"…삶이 바뀐 사람들 지난해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고(故) 신애진씨 유족이 고인의 뜻을 기려 모교인 고려대에 장학기금 2억원을 전달했다. 신씨의 동생과 아버지 신정섭씨, 김동원 고려대 총장, 어머니 김남희씨(왼쪽부터).[사진제공=고려대]

◆직무 복귀한 행안장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참사 발생 3개월 후인 지난 2월 야당이 강행한 탄핵소추 가결로 직무가 정지됐다. 그러나 지난 7월25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을 기각했다. 헌재는 "이 참사는 어느 하나의 원인이나 특정인에 의해 발생하고 확대된 게 아니다"며 "규범적 측면에서 그 책임을 이 장관에게 돌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야당은 이 장관을 향해 계속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난이 발생하면 참사 책임자가 물러나는 것이 재발 방지를 위한 정부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불행히 재난은 반복되기 마련이다. 그때마다 책임자가 그만두는 것으로 재난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 중인 용산구청장·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지난 1월 기소됐다. 이들은 안전사고를 예상할 수 있었지만 제대로 대비하지 않거나 대처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지난 3월17일 구속상태로 첫 재판이 열렸지만 지난 6월 보석 석방됐다. 법원은 "증거 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박 구청장 측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주최자가 따로 없기에 안전관리 계획 대상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 전 서장은 무전이 잘 들리지 않아 참사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검찰은 "충분히 예견하고 대처할 수 있는 재난이었다"고 주장하나, 최근 공판서 박 구청장 측은 이 장관 탄핵 기각 사유를 가져와 반박했다.



[이태원참사 1년]②"그날 기억 떠올라 결국 가게를 옮겼다"…삶이 바뀐 사람들

◆서울경찰청장·'닥터카' 의원 수사 중= 지난 1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김 청장을 서울서부지검으로 불구속 송치했다. 서울 지역의 치안·경비 책임자이지만 이태원에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혐의다. 송치 이후 9개월이 지난 현재 검찰은 아직 김 청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신 의원은 참사 당일 현장으로 가기 위해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의 '닥터카'를 이용해 논란이 제기됐다. 경찰은 지난 6월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신 의원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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