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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골든타임, 저출산 문제보다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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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우 서울대 경영대 교수·GEC 이사장 인터뷰
"블록체인 활용 '자발적 탄소시장' 활성화 해야"
"토지황폐화 따른 탄소 발생도 문제…대비해야"
다음달 23일 넷제로 달성 위한 세미나 개최

"탄소 순배출량이 0(제로)이 되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혹은 Carbon Net Zero) 실현을 위해서는 국제연합(UN)이나 국가가 주도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과 개인으로까지 확대해야 합니다. 개인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기업은 혜택을 주고, 탄소중립 아이디어를 발굴한 기업에는 국가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는 거죠."


박원우 서울대 경영대 교수 겸 GEC(Green Earth Community) 이사장은 지난 16일 서울시 강남구 GEC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의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가까이 상승했다"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골든타임은 저출산 문제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개인과 일반기업 등이 자발적으로 탄소발자국을 지우기 위해 노력해야 넷제로 실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탄소발자국이란 개인이나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기체의 총량을 의미한다. 그는 "이들이 탄소중립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자신의 탄소발자국을 지울 수 있어야 하고, 충분한 보상도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핵심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정성을 강화하면 시장 참가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상쇄권 및 배출권 거래에 대한 보상 증가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는 물론, 개인 간 거래(C2C)가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국가가 탄소배출이 많은 기업에 배출권을 할당하고 관리하는 의무탄소시장(Compliance Carbon Market·CCM), 민간에서 운영하는 자발적 탄소시장(Voluntary Carbon Market·VCM)이 모두 활성화해야 진정한 넷제로 실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토지황폐화중립(LDN·Land Degradation Neutrality)을 위한 노력도 반드시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LDN은 망가진 토지를 복원해 황폐화가 더는 증가하지 않도록 하자는 개념이다. 그는 "지구 토양 상층부 1m에서 탄소량이 1% 증가해도 인류가 1년간 화석연료를 태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보다 많다"며 "앞으로 LDN이 탄소중립보다 더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탄소중립 골든타임, 저출산 문제보다 시급" 박원우 서울대 경영대 교수 겸 GEC 이사장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위치한 GEC 사무실에서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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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Q.현재 한국의 탄소중립 실행 상황은 어떤가.

▷한국은 2019년 기준 세계에서 9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다. 2020년 당시 문재인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공언하면서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줄이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파리협약에 따라 한 번 설정한 NDC 목표는 후퇴할 수 없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민관합동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설정한 목표 실현의 어려움에 직면했다. 기업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약 90%가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절반 정도는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고 구체적인 방법조차 모르고 있다.


Q.탄소중립을 위한 CCM은 무엇인가.

▷탄소발자국을 지우기 위해선 탄소시장에서 탄소배출권이나 탄소상쇄권을 구매해야 한다. 탄소시장은 크게 CCM과 VCM이 있다. CCM은 국가별로 이산화탄소 배출의 허용 총량을 정해두고, 각 정부가 연간 12만5000t 이상 탄소를 발생시키는 기업에게 탄소 배출 할당량을 부여한다. 탄소 배출 할당량이 남을 경우 문제없지만, 부족할 경우 다른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구입해 메워야 한다. 이 때문에 기업은 정부의 탄소배출권 배부 대상이 되는 것을 꺼린다. 탄소배출권은 각 국가 내에서만 관리한다. 외국에서 사올 수 없다는 얘기다. 만일 배출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3배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CCM은 국가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 할당하는 수직적이고, 제한적인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이다. 개인 간 거래는 해당하지 않는다.


Q. 개인의 탄소중립을 위해 VCM을 활성화하자는 것인가.

▷그렇다. CCM의 성실 이행은 기본이고, VCM 즉 자발적 탄소시장도 보다 활성화해 탄소를 절감하는 주체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탄소배출권 배부 대상이 아닌 일반기업과 개인들도 각자 발생시킨 탄소발자국을 지워야 진정한 넷제로를 이끌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탄소상쇄권은 배출된 탄소를 나무 심기 등 감소 활동을 통해 국제적으로 증서를 공인받는다. 이 증서는 VCM을 통해 거래할 수 있다. CCM보다 규모는 작지만 이미 국경을 넘나들며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Q. 일반기업과 개인은 탄소중립 의무사항이 없다.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나.

▷개인과 일반기업은 탄소중립 의무사항이 아니다.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 이들이 탄소중립을 실현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생태계 조성을 위해 크게 5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보상이 있어야 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탄소중립 생태계에 참여할 경우 적절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형항공사(FSC)를 이용할 경우 마일리지가 지급된다. 확실한 보상 체계인 셈이다. 마일리지를 활용해 항공권을 구입할 수도 있고, 좌석 업그레이드도 할 수 있다. 탄소상쇄권을 확보한 경우에도 그에 상응하는 보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SPC그룹과 관련 보상체계를 논의 중이다. 또 연내 개인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탄소중립 골든타임, 저출산 문제보다 시급"

Q. VCM에 블록체인 기술 활용 효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VCM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면 무엇보다 거래가 쉬워진다. 이는 보상성과 더불어 나머지 투명성, 측정성, 이동성, 탈중앙성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VCM의 단점은 탄소 절감 주체에게 실제 돌아가는 수익이 10% 이하라는 점이었다. 거래를 위해 전문성 있는 중개인이 있어야 하고, 복잡한 유통 과정을 거치면서 판매자가 실제로 받는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탄소상쇄권을 토큰화(속성을 지닌 대상을 디지털로 변환)와 조각화(작은 단위로 나누는 것)를 할 수 있다. 코인 지갑을 이용해 누구나 조각화된 탄소상쇄권을 구입할 수 있다. 탄소상쇄권 가격은 블록체인 기술로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 가능하고, 중개자 역할이 줄어 판매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늘어난다. 수익이 늘면 VCM 규모는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국내에선 블록체인을 불법 코인과 연계해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나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Q. 향후 탄소상쇄권이 투자가치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모든 일에는 보상과 이익이 있어야 움직인다. 그래야 지속 가능해진다. 앞서 말한 토큰화와 조각화를 통해 탄소상쇄권의 유동성과 환금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일반 기업은 물론 대중에게 탄소상쇄권이 기후 위기의 극복 수단이자, 투자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Q. 토지황폐화중립(LDN)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LDN은 사막화된 토양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막자는 데서 시작됐다. 그동안 탄소중립은 주로 공장의 굴뚝으로 상징되는 산업활동으로 발생한 대기오염에 초점을 맞춰왔다. LDN은 대기오염에 더해 탄소중립을 보강하는 개념이다. 지구에서 탄소를 내포하는 탄소흡수대는 대기, 초목, 토양이 대표적이다. 이 중 대기의 탄소는 830기가탄소톤(GtC), 초목 최대 680GtC, 토양은 최대 2000GtC이다. 이미 전체 지구 토지의 40%가 황폐해졌다. 매년 20억㏊(헥타르)의 토양이 추가로 황폐화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일어나는 가뭄, 홍수 등 급변하는 환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탄소중립 문제는 CCM의 성실한 이행, VCM의 활성화, 나아가 LDN 문제해결로 마무리될 것이다.

"탄소중립 골든타임, 저출산 문제보다 시급"

Q. LDN의 실현을 위한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LDN은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도모하기 위해 결성된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United Nations Convention to Combat Desertification)이라는 국제기구에서 주관한다. 세계에서 한국은 LDN의 개념을 제안 및 정립, 공헌한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박정희 정부 시절부터 시작한 산림녹화사업의 성공 사례가 증거다. 2011년에는 경남 창원에서 진행한 유엔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 총회(UNCCD COP)에서 LDN이 제안돼 UNCCD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는 데 주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세계 여러 국가가 이와 관련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UNCCD COP16을 유치해 내년 12월 리야드에서 개최한다. 우리도 LDN을 주도하는 사회적 생산기반을 잘 준비하면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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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사장은 다음 달 23일 GEC,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산림청, UNCCD 등과 함께 이태원 몬드리안 호텔에서 '넷제로를 위한 VCM 생태계 활성화와 LDN'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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