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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다음]①"사라져도 영향 없다"…1위 포털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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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포털 다음이 내건 광고 문구다.

다음의 포털 콘텐츠와 카카오의 모바일 기반을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었다.

다음 서비스는 하나둘 사라지거나 카카오 서비스로 통·폐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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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포털 다음 생사기로
점유율·매출 하락에 '계륵' 신세
사업 전략, 투자 순위서 밀려
"다음 사라져도…소비자 변화 없어"

[위기의 다음]①"사라져도 영향 없다"…1위 포털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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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님, 야후는 '다음'이 물리치겠습니다." 1999년 포털 다음이 내건 광고 문구다. 당시 야후는 네이버와 다음을 합친 것보다 높은 점유율로 국내 포털 시장 1위였다. 도발적인 문구대로 다음은 2000년대 초반 야후를 꺾고 포털 1위에 올랐다.


한때 국민 포털이었던 다음은 생사기로에 섰다. 매년 다음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포털이라는 존재감이 옅어졌다. 수익 규모도 쪼그라들어 카카오에서 골칫덩어리가 된 지 오래다. 카카오 자체도 창사 이래 최대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라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분리된 다음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만 가중하는 포털 서비스를 안고 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존재감 사라진 다음

20일 인터넷트렌드의 웹사이트 분석 데이터를 보면 다음의 지난 9월 점유율은 4.1%다. 카카오가 다음을 CIC로 분리하는 결단을 내린 지난 5월(5.1%)과 비교하면 1.0%p 떨어졌다.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점유율은 3.9%로 4% 선까지 허물어질 위기다. 3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4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 빙(2.38%)이 챗GPT를 업고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위기의 다음]①"사라져도 영향 없다"…1위 포털의 몰락

무료 전자 메일 서비스 업체였던 '한메일넷'은 1999년 다음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포털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메일 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 카페가 큰 호응을 얻어 네이버와 1, 2위를 다퉜다. 인터넷 서비스의 중심이 모바일로 옮겨가던 2014년 1위 메신저 업체 카카오와 합병해 시너지를 내려 했다. 그러나 합병 전 20% 수준이었던 다음 점유율은 날개 없이 추락했다.


수익은 악화일로다. 다음의 광고 등을 포함한 '포털비즈' 매출은 2019년 5236억원에서 지난해 4241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1, 2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 매출 감소를 보였다. 2분기 기준 회사 전체에서 포털비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그친다. 올해 연 매출 4000억원 수준마저 무너져 3000억원대 중반에 머물 전망이다.


이대로 가다간 야후 코리아, 라이코스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진 포털의 운명을 반복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인터넷 시장에서 한 번 흐름이 쏠리면 걷잡을 수 없다"며 "냉정하게 말해 다음이 사라진다 해도 소비자 입장에선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위기의 다음]①"사라져도 영향 없다"…1위 포털의 몰락

추락한 이유 세 가지

다음이 추락한 이유는 한 마디로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전환기, 인공지능(AI)의 부상 등 인터넷 산업에서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한발 늦은 움직임으로 뒤처졌다. 카카오와 합병으로 변화의 기회를 맞았지만 뒤처진 속도를 따라잡을 만한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부터다. 2002년 무료 서비스 '한메일'을 부분 유료화했다. 이용자들은 대거 다른 서비스로 이동했다. 2004년에는 미국 인터넷 기업 라이코스를 인수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PC 시대가 저물어 갈 때 인터넷 검색포털에 베팅하면서 기존 다음의 입지마저 흔들었다. 결국 6년 만에 라이코스를 매각했다.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 시장이 열렸지만 적응에 실패했다.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 모바일 커뮤니티 '캠프' 등을 내놓고도 네이버의 라인, 밴드 등 비슷한 서비스에 밀렸다.


다음은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2014년 카카오와 합병을 택했다. 다음의 포털 콘텐츠와 카카오의 모바일 기반을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었다. 다음 서비스는 하나둘 사라지거나 카카오 서비스로 통·폐합됐다.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결정이었지만 중복 서비스를 정리하는 차원에 머물렀다. 다음이 축적한 콘텐츠나 서비스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용자 입장에선 다음을 이용할 필요가 점점 없어졌다. 카카오톡이 포털 대부분의 기능을 흡수하고 다음 특유의 색깔도 옅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최근에도 마찬가지다. 생성형 AI가 급부상하면서 포털업계는 또 다른 전환기를 맞았다. 챗 GPT 같은 AI 챗봇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어 포털이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마저 나온다. 업계는 새 전환기를 맞아 분주하다. MS 빙이 챗GPT를 접목했고 네이버, 구글도 검색에 생성형 AI를 적용했다. 이에 비해 카카오는 다음의 검색 서비스보다 카카오톡에 연계할 수 있는 AI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내부에서도 주력 서비스가 아니다 보니 사업 전략이나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다음은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변화를 수용하지 못했다"며 "후발 사업자로 뒤처진 후에도 경쟁사를 따라가기만 할 뿐 개혁의 속도나 방향이 약했다"고 분석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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