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던지기' 확률은 반반?…3만번 던지자 반전 결과

처음 위로 향한 면 나올 확률 살짝 더 높아
던질 때 손의 힘이 동전에 영향 주기 때문

동전 던지기의 '경우의 수'는 두 가지다. 앞면 혹은 뒷면. 따라서 확률은 각각 50%이므로 '공정한 게임'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그럴까. 최근 네덜란드 연구진이 무려 35만회 동전을 던진 결과, 처음 동전을 던질 때 어떤 면이 위로 향해 있었냐에 따라 확률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입증해 화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연구원 등이 포함된 연구진은 최근 전 세계 46개 동전을 35만757회 던진 결과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했다.

실험 방법은 간단했다. 동전을 던질 때마다 던지기 전 동전이 앞면과 뒷면 중 어느 면이 위로 향하고 있었는지, 또 어느 면으로 떨어지는지 등을 기록하고 영상으로도 촬영했다.

동전 던지기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실험은 동전 던지기 실험 역대 최다 횟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2만회 규모의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실험 결과는 예상외였다.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이 각각 50%일 것이라는 통상적인 믿음과 달리, 처음 위를 향해있던 면이 떨어졌을 때도 똑같이 나올 확률이 51%로 약 1%포인트(p) 근소하게 높았던 것이다. 게다가 던지는 사람에 따라 이 확률은 60%까지 올라가는 등 개인 편차도 심하다는 게 확인됐다.

사실 이런 실험 결과는 이전에 이미 예측된 것이다. 2007년 퍼시 디아코니스 미 스탠퍼드대 수학과 교수는 수잔 홈즈 통계학과 교수, 리처드 몽고메리 캘리포니아주립 산타크루즈대 수학과 교수 등과 함께 유사한 예측을 한 바 있다.

이들은 동전을 던질 때 손의 힘 때문에 동전에 약간의 흔들림이 생기면서, 처음 던지는 순간 위로 향해 있던 면이 공중에 머무는 시간이 살짝 늘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떨어질 때도 처음 위를 향했던 면이 나올 확률이 근소하게 더 높다는 것이다. 암스테르담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는 이같은 이론을 입증한 셈이다.

1% 안팎의 차이는 얼핏 보기엔 근소하지만, 동전 던지기를 계속 반복하는 경우 결괏값은 점차 벌어진다. 일례로 연구진은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2달러를 얻고, 뒷면이 나오면 돈을 받지 못하는 게임을 1000번 했다. 이때 어떤 면이 더 유리한지 미리 안다면 19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