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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쇼핑몰 게시판에 쓴 '용팔이' 표현 모욕죄 무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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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몰 게시판에 전자기기 판매업자를 비하하는 '용팔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20대의 무죄가 확정됐다.


해당 표현이 모욕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정당행위에 해당돼 위법성이 없다는 이유다.


대법, 쇼핑몰 게시판에 쓴 '용팔이' 표현 모욕죄 무죄 확정 서울 서초동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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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25)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정당행위로서 범죄로 되지 않는 때에 해당한다고 봐,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라며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울산에 사는 이씨는 2021년 2월 15일 전자기기 판매업자 A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컴퓨터 관련 모 제품을 40만원에 판다는 게시글 '묻고 답하기'에 '이자가 용팔이의 정점'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모욕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제품의 실제 가격은 20만원이 채 안 됐지만, 당시 품절돼 제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1심 재판부는 모욕죄 유죄를 인정,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글을 올리기 전에 '40만 원??? ㅋㅋㅋㅋㅋㅋ 그냥 품절을 해 놓으시지'라는 글이 등록됐고, 이어서 이씨가 글을 올린 사실이 인정되고, 당시 제품이 일시 품절된 상태로, 통상 판매가는 위 가격의 절반 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위와 같은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제품의 품절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려 하거나 실제 상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면서 글을 올린 것으로는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용팔이'라는 표현은 전자기기 판매업자를 비하하는 용어이고, '이자가 용팔이의 정점'이라는 말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의 행위를 비판하기 위한 정상적인 표현을 전혀 쓰지 아니한 채 오로지 경멸적 용어만 사용했고, 피고인이 사용한 표현을 가리켜 '지나치게 악의적이지 않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모욕죄에 해당하고, 이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이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자신의 게시글은 모욕적 표현에 해당하지 않고, 피해자를 모욕하려는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 역시 이씨의 행위가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된다는 점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용팔이'가 전자기기 판매업자들의 독과점, 시세조종, 허위물품 판매 등을 지적하는 맥락에서 사용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점, 피고인은 피해자의 허위물품 판매를 의심하면서 이 사건 게시글을 작성한 점, 위 표현의 구체적인 내용과 의미, 사용 경위, 맥락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게시글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인 표현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모욕의 고의 또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재판부는 "이 사건 게시글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이씨의 정당행위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먼저 관련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앞서 대법원은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인터넷 게시판 등의 공간에서 작성된 단문의 글에 모욕적 표현이 포함돼 있더라도, 그 글이 동조하는 다른 의견들과 연속적·전체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사정에 기초해 관련 사안에 대한 자신의 판단 내지 피해자의 태도 등이 합당한가 하는 데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거나 압축해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그 표현도 주로 피해자의 행위에 대한 것으로서 지나치게 악의적이지 않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글을 작성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재판부는 이씨의 사례가 위와 같이 정당행위로 평가받을 수 있는 이유를 밝혔다.


먼저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글을 작성한 '묻고 답하기'란은 소비자들이 판매자에게 구매하려는 상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장으로서 상품에 대한 것이라면 그 표현의 자유는 비교적 폭넓게 보장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 사건 게시글은 즉시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품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려는 피해자의 의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서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타당성 있는 사정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위와 같은 의도를 비판하는 다수의 다른 게시글과 같은 견지에서 피해자의 위와 같은 행태를 비판하는 의견을 압축해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판단의 근거로는 ▲이 사건 상품은 품절된 상태였는데 피해자는 이 사건 상품을 즉시 판매할 수 있는 것처럼 판매 게시글을 올리면서 이 사건 상품의 판매가를 통상적인 판매가보다 매우 높은 가격으로 정했던 점 ▲이씨의 게시글 작성 이전에 '40만원???ㅋㅋㅋㅋㅋㅋ 그냥 품절을 해놓으시지'라는 글이 작성돼 있었던 점 ▲이씨의 게시글 작성 이후에도 '카카 40이래. 양심좀 챙기죠 하나만 걸려라 이건가?', '진짜 궁금한데요 팔리긴 팔려요?? 상품은 40만원 값어치 하나여??? 15만원짜리보다 방열판이 10개정도 더 OO', '40 선 넘네…' 등의 글이 작성된 점 등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피고인의 게시 횟수가 1회에 지나지 않고, '용팔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외에는 다른 욕설이나 비방의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춰, 그 표현도 지나치게 악의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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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도 이 같은 2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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