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태원 참사 1년도 안됐는데… '핼러윈 상술' 다시 고개

시계아이콘01분 5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위니비니·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등
외국계 유통업체 중심 마케팅 펼쳐

국내 업체 가운데선 아트박스가 진행
다이소, 관련 상품 수 40% 축소해

대형마트 별도 마케팅·이벤트 없어
편의점 4사, 관련 상품도 아예 안팔아

"이태원 참사가 있은 지 1년도 안 됐는데…."


이태원 참사 1년도 안됐는데… '핼러윈 상술' 다시 고개 서울시내 한 팬시용품 매장 입구 우측 한켠에 핼러윈 관련 상품으로 채운 진열대가 마련돼 있다. 사진=조성필 기자 gatozz@
AD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사무·팬시용품 전문점 앞에는 ‘할로윈 핵인싸 에디션’이란 이름의 진열대가 마련됐다. 호박 바구니와 션캐쳐, 해골과 마녀 캐릭터를 활용한 핼러윈 아이템이 가득했다. 폭이 약 3m가량 돼 보이는 이 진열대 한쪽엔 ‘깜놀주의 품절주의’라는 문구도 장식돼 있었다. 매장 앞을 지나던 한 시민은 "(이태원) 참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일부 유통업체에 핼러윈이 돌아왔다. 핼러윈은 아이들이 악마나 괴물 분장을 하고 이웃을 돌면서 사탕이나 초콜릿을 받아 가는 미국의 추수기 축제다. 국내에서는 미국 문화에 대한 경험의 폭이 늘고 기업들이 소비 촉진을 위한 마케팅 기회로 활용하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했다. 그러다 지난해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길거리로 나간 시민 159명이 목숨을 잃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면서 사회적 인식이 조심스럽게 바뀌었다. 그런데 일부 유통업체는 참사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돈벌이 아이템’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올해 핼러윈 마케팅은 외국계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위니비니,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본지가 확인한 결과, 이들 업체 가운데에는 아예 매장 하나를 핼러윈 콘셉트를 바꾼 곳도 있었다. 국내 유통업체 중에도 핼러윈을 전면으로 내건 곳이 드물게 있었다. 아트박스의 경우 매장 입구부터 핼러윈 대표 아이템인 호박을 장식하고, 내부 매대 상당 부분을 관련 상품으로 채웠다.


이들 업체가 이 같은 영업·마케팅을 하는 건 핼러윈이 크리스마스와 연말로 이어지는 성수기의 물꼬를 트는 중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입학이나 어린이날 같은 대목이 확실한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핼러윈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건수’가 없다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 핼러윈 마케팅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묻지 않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국내 핼러윈 문화 중심에 서 있는 MZ세대는 유·아동기 때부터 유통업체의 핼러윈 마케팅에 노출돼 성장해왔다. 성인이 된 현시점에서 핼러윈 행사에 자유로울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도 이같이 자라온 수많은 MZ세대가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거리로 모였다가 대규모 압사 사고로 이어졌다. 실제 이태원 참사 당시 발생한 사망자 대부분은 20·30대에 몰려있었다.


이태원 참사 1년도 안됐는데… '핼러윈 상술' 다시 고개 핼러윈을 콘셉트로 매장을 꾸며 놓은 서울시내 한 매장의 모습. 사진=조성필 기자 gatozz@

지난해 이태원 참사 직후 모든 유통업체는 핼러윈 마케팅·이벤트를 중단하고 애도에 동참했다. 올해도 대부분 유통업체는 관련 상품 판매를 축소하고 마케팅과 이벤트를 지양할 방침이다. 매년 핼러윈을 크리스마스 이전 하반기 최대 대목으로 여겨 대대적인 기획전을 열어온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올해 모든 관련 마케팅을 없애고 판매 상품 수도 40% 축소하기로 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올해 핼러윈 상품은 가정이나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쓸 수 있는 LED 장식 전구, 가랜드, 풍선 등으로 국한할 예정"이라며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사탕 바구니, 완구 상품 등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이소의 경우 그럼에도 취급 상품 수가 여전히 200개가 넘어 일각에선 '보여주기식'이란 지적도 공존한다.


롯데마트, 이마트 등 이른바 대형마트들은 별도 핼러윈 마케팅·이벤트를 하지 않기로 했다. 관련 상품은 판매하지만, 취급하는 상품 수는 예년보다 현격히 적은 소량이 될 것이란 게 이들 업체의 설명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이후 핼러윈을 바라보는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경향이 있다"고 했다. 대형마트사 중 홈플러스는 아직 핼러윈 마케팅이나 판매에 대한 방침이 세워지지 않았지만, 예년 대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 잡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AD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핼러윈 마케팅은 물론 관련 상품도 올해는 아예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들 편의점 업체는 핼러윈을 건너뛰고, 다음 달 11일 ‘빼빼로데이’ 마케팅에 초점을 맞춘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 백화점이나 e커머스 업체도 대부분 올해 핼러윈 행사나 마케팅을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