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 인구 증가…지역 행사도
중장년층 사이에서 '맨발 걷기'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파상풍 주사를 맞고 맨발 걷기에 동참하려던 한 환자가 의사로부터 제지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져 갑론을박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담당 교수가 맨발 걷기 절대 하지 말라고 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평소 고혈압, 고지혈증을 기저질환으로 앓고 있어 관련 의약을 복용 중이라는 환자 A씨.
그는 "이번에 약 타러 다녀왔다가 맨발 걷기가 좋다고 하길래 저도 파상풍 주사를 맞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라며 "(의사가) 두 팔 크게 들어 X자 표시를 하면서 절대 하지 말라고 말리시더라"라고 했다.
의사는 A씨에게 "자고로 인간의 수명이 길어진 이유 중 하나가 신발이다. 맨발 걷기 하다가 고생해 봐야 알 건가"라며 "맨발 걷기 열풍에 휩쓸리지 말고 신발 신고 열심히 운동하라"라고 권고했다고 한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렸다. 일각에선 "맨발 걷기의 효능에 관한 의학적 증거는 없다", "비위생적이고 행여나 날카로운 물질에 찔리면 큰일 날 수 있다", "사서 고생하지 말라" 등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지압 되고 좋다", "부드러운 흙바닥에서 하면 부담 안 된다", "나는 효과를 봤다" 등 반박도 나왔다.
실제 맨발 걷기의 효능에 대해선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대 체육교육과 연구팀이 남학생을 맨발 그룹과 운동화 그룹으로 나눠 30분간 걷게 한 뒤 몸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 맨발 그룹이 운동화 그룹보다 더 높은 다이어트 효과를 봤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신발은 발바닥을 땅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맡지만, 미끄럼을 방지하고 쿠션감을 제공해 운동 기능도 증진한다. 그만큼 맨발로 땅을 걸으면 신발을 신을 때보다 훨씬 많은 체력을 소모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맨발 걷기가 오히려 신체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신발을 신고 걸을 때는 체중의 부하가 관절과 신발에 골고루 전달되지만, 맨발로 걸을 때는 우리 몸이 고스란히 무게를 감내해야 한다. 이로 인해 연골이나 인대가 상하거나, 발바닥의 근막이 상해 여러 질환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맨발 걷기 열풍은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용인, 하남, 울산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맨발 걷기에 특화된 전용 도로를 조성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개최된 경북 '오감만足(족) 문경새재 맨발 페스티벌'에선 3000여명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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