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필리핀과의 분쟁수역인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에 부표 장벽을 설치해 필리핀 정부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은 부표 설치와 더불어 순찰선까지 파견해 필리핀 어민들의 조업을 방해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양국간 영유권 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 일대에 부표로 장벽을 설치했으며 인근 어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나섰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제이 타리엘라 필리핀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옛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 장애물을 설치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필리핀 어선의 진입을 막고 어민들의 어업 활동과 생계를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2일 필리핀 해안경비대와 수산국 요원들은 정기순찰 중 스카보러 암초 근처에서 길이 300m로 추정되는 부유식 장애물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어선들이 인근 해역에서 조업을 시작했을 때, 중국 해경선 4척이 선박을 몰아내기 위해 15차례 무전을 보내기도 했다고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밝혔다.
타리엘라 대변인은 "필리핀은 해당 문제를 해결하고 해양 권리를 옹호하며 해양 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관련 정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한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과 필리핀의 해상 영유권 분쟁은 올해 들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에 경쟁적으로 부표를 설치하며 분쟁해역이 서로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지난 5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의 5개 암초 부근에 부표를 설치해 자국 EEZ임을 선언하자, 중국 정부도 난사군도(스프래틀리 군도) 일대 3곳에 부표를 설치했다. 양국간 외교적 마찰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