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파크-현대차·에어플러그 인수
대표 특수관계사 시차두고 상호거래
검, 스파크 가치평가·인수과정 KT 수사 집중
“에어플러그를 현대차에 넘길 때 받은 매각대금은 245억이 넘지만 창업자인 구준모 대표가 받은 돈은 1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특혜라고 할 수 없다.”( KT 구현모 전 대표)
“에어플러그 인수대금을 산정할 때 공정하게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을 썼고 그 과정을 수사당국에 성실하게 소명했다. 문제가 더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현대차 관계자)
검찰이 KT 전 경영진의 배임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튄 불똥이 현대차 쪽으로 날아들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달 하순 KT와 KT클라우드, 오픈클라우드랩 등을 압수수색했다. KT의 자회사 KT클라우드는 지난해 9월 206억8000만원을 주고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이하 스파크)를 인수한 뒤 회사 이름을 오픈클라우드랩으로 바꿨다.
최근 법률신문은 검찰이 당시 인수과정에서 스파크의 가치를 평가한 회계법인도 압수수색했다고 보도했다. KT 전 경영진이 스파크를 정상가보다 비싼 가격에 샀다고 보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작업에 나선 것이다. 스파크는 정의선 회장의 동서인 박모 대표가 2005년 설립한 회사다. 업계 관계자들은 검찰이 KT와 현대차의 이른바 ‘상호 보은 투자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KT의 스파크 인수는 현대차의 ‘에어플러그’ 지분 인수와 한 쌍으로 같이 봐야 한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시각이다. 현대차는 2019년 에어플러그라는 커넥티드카 솔루션 개발업체에 투자했다. 초기 매입 지분율은 16.8%였다. 현대차는 2년 후인 2021년 245억원을 들여 사실상 지분 전량을 사들였다. 에어플러그는 서울대,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구준모 대표가 2010년 설립했다. 구준모 대표는 구현모 KT 전 대표의 형이다. 또 에어플러그는 벤처캐피털인 트랜스링크와 에스피케이인크(SPK Inc)라는 회사로부터 투자받았다. 트랜스링크와 에스피케이 모두 스파크 창업자인 박 모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구현모 전 대표는 측근들에게 “피인수 당시 구준모 대표 지분 수익은 10억원 정도에 불과해 특혜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말하자면 투자를 통해 에어플러그 지분을 대량으로 산 박 대표가 회사의 실질적인 최대주주였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매각의 과실을 창업자인 구준모 대표가 아니라 최대주주격인 박 대표가 가져갔다. 검찰도 에어플러그의 실제 대주주는 박 대표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박 모 대표와 정의선 회장이 특수 관계이기 때문에 인수 당시 가치평가에 더 신경을 썼다는 입장이다. 검찰에도 충분히 설명해 KT 수사과정에서 튄 불똥이 큰불로 번지는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본다. 에어플러그는 2020년 매출액 60억 4367만원, 영업이익 1억 5566만원을 기록했다.
압수수색 대상을 보면 현재 검찰 수사의 초점은 KT의 스파크 인수다. 현대차의 에어플러그 인수 거래는 부차적인 문제다. 하지만 현대차와 박 대표 역시 거래의 당사자인 만큼 수사 대상에서 완전히 빠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법조계에서는 내다본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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