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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정치의 쏠림, 증시의 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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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처럼 투자자도 비슷한 양상
과도한 치우침은 패가망신 불러

[시시비비] 정치의 쏠림, 증시의 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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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견 야당 정치인은 "내년 총선은 조직선거로 치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생결단식으로 대립하며 극단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중도 지지층을 끌어안는 것은 이미 물 건너갔고, 자신들의 절대적 지지세력을 얼마나 붙드느냐가 7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승리의 관건이라는 관측이다. 그런 측면에서 당의 조직력이 더욱 긴요해졌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두 당의 입지도 오히려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당장 국회에서 극단적 대립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오늘 열릴 예정인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정국의 혼란과 갈등은 불가피하다. 부결되면 이 대표의 운명을 놓고 여야 간 대치 정국의 긴장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가결되면 민주당이 리더십 부재와 내홍 격화로 대혼돈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표결과 '노란봉투법' '방송법' 강행 등도 정국의 주요 변수다.


정치권만 반목하고 있는 건 아니다. (정치력 떨어지는 정치권 탓이 크겠지만) 갈수록 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여야 콘크리트 지지세력은 홍해 바다 갈라지듯 극단적으로 갈라져 있다. 서로의 진영으로 극단적 쏠림현상이 굳어진 지 오래다.


정치권에서 각자의 진영으로 쏠림이 강한 것처럼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도 극단적 쏠림현상이 일어났다. 이차전지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주 등 대형주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이 부각되고, 박순혁 작가 등 이른바 '핀플루언서(금융 분야의 인플루언서)'의 입김도 작용하면서 이차전지주에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급격히 몰렸다.


개인들의 이례적인 강력한 결집에 외국인·기관 중심의 공매도 세력이 백기를 들었다. 이어 이차전지주가 정점을 찍고 주춤하자 초전도체·로봇 등 테마주에 개인 매수세가 쏠렸다. 여야 지지세력처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투자자가 예전보다 늘었다. 이런 덕에 29년 만에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을 추월하는 기록도 나왔다.


그러나 과도한 치우침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기관·외국인 투자자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들이 테마주로 몰려가면서 증시 거래대금 중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달 들어 70%를 넘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6주 넘게 20조원을 웃돌고 있다.


문제는 빚투가 급증한 가운데 테마주의 주인공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당국의 주가조작 조사가 강화된 상황에서 개인의 주머니를 노리는 세력들이 한 발 빨리 움직이는 모습이다. 강달러, 고유가, 중국 경제 불안 등 리스크가 산적해 있어 뒤늦게 테마주에 뛰어들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인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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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증시의 쏠림현상은 이달 들어 서서히 완화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테마주 중심의 종목 순환매 장세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돈의 흐름이 무한정 쏠리지 않는 시장의 복원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크지만 반도체 등의 업황이 살아날 조짐이 뚜렷해지면 대형주 장세 등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 원리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 정치권과 특히 다른 점이다. 이른바 '제3지대'를 모색하는 정치인이 하나둘 나오고 있지만, 양극화·극단화된 정치 현실이 과연 달라질까 싶다.




남승률 증권자본시장부장 nam911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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