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리 해임, 공당의 요구로 볼 수 없어"
野 "李 단식투쟁 이유 무엇인지 돌아보길"
이재명 대표의 단식 투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 건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대표 단식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갑자기 총리 해임 건의를 들고나온 건 단식정국 출구 전략 마련이란 시각이 많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막장 정치 투쟁"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지난 16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한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을 포함한 5개 사항을 결의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비상 의총 직후 "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은 윤석열 정권의 폭정과 검찰 독재에 맞서는 총력투쟁을 선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결의문에는 윤석열 정권 내각 총사퇴 요구와 한 총리 해임건의안 즉시 제출, 대통령실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은폐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 검사 탄핵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대표 단식 중단 명분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여권에 대한 기존보다 더 강한 압박을 통해 출구 전략을 마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이 대표 단식농성이 2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지금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두 차례 단식 중단을 요청했을 뿐이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18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총리 해임 건의 추진 배경에 대해 "윤석열 정권은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잼버리 파행, (해병대)채 상병에 대한 은폐 조작 등 문제가 있었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물러나지 않았다"며 "이 시점에서 국정 쇄신이라는 큰 방향 전환을 위해서는 내각 총사퇴와 더불어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총리 해임을 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총리 해임 건의 추진에 비판을 쏟아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모두 힘을 모아 분발해도 모자랄 판에 막장 투쟁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대표의 단식이 명분 없는 쇼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했다"며 "하지만 민주당의 대답은 생뚱맞게 윤석열 정부를 향했다. '내각 총사퇴'와 '총리 해임' 등 도저히 대한민국 공당의 요구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뚜렷한 이유 없이 해임 건의, 탄핵 카드를 꺼내 드는 게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민주당은 이 대표 단식 이유는 그동안 야당과의 대화를 꺼려온 대통령실 책임도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에 보도된 대통령실 관계자의 '누가 단식을 하랬냐'는 발언을 언급하면서 "정말 대통령실이 마지막까지 가는구나 싶었다"며 "어쩌면 죽기를 각오한 투쟁의 이유가 무엇인지 돌아봐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걸 보면 이래서 이 대표가 죽기를 각오하는 단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