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신 기종 스마트폰인 '아이폰15'가 출시된 가운데, 중국 소비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 출시와 동시에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오르고, 상품 분석 라이브 방송이 쏟아지던 것과는 달리 크게 화제를 모으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화웨이의 '메이트60프로' 출시 이후 고조된 애국 소비 열풍과 대조적이다.
13일 중국 현지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따르면 아이폰15 출시 소식은 중국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앞선 아이폰14의 경우 출시 전날부터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이목을 끌고, 출시 현장을 생중계하는 라이브 방송 동시 접속자가 폭발하며 화제를 모았었다. 그러나 중국 시각 기준 오전 9시 30분 현재 포털 사이트와 SNS 인기 검색어나 인기 게시글 등에서 아이폰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아이폰15는 중국에서 이날 새벽 1시 공개된 바 있다.
현지에서는 라이트닝 단자가 USB-C형 충전 단자로 바뀌었고, 티타늄 소재로 가벼워졌다는 소개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전 모델과 비교해 그다지 변화가 없고, 예상했던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시큰둥한 반응도 있다. 중국 매체인 텅쉰망은 "놀랄 만한 부분이 없고, 변화가 없다"면서 "기존에 노출됐던 정보 그대로"라고 평가했다. 발표회가 회를 거듭할수록 짧아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텅쉰망은 "과거와 비교해 콘퍼런스가 짧아지고 있다는 것은, 애플이 사용자들에게 선보일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느낌"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에서의 시큰둥한 반응은 최근 화웨이의 메이트60프로 출시 이후 소비 시장에서 강화된 애국 소비의 일환으로도 보인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최근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가 내장된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화웨이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무력화하며 기술 자립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화웨이가 소량씩 분할해 시장에 내놓고 있는 메이트60프로는 최근 매진행렬을 기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메이트60 시리즈의 하반기 출하량 목표를 20% 상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화웨이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최소 4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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