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취임 1주년 맞은 李…기자회견서 '단식' 선언
"무능폭력정권 맞서 국민항쟁 시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당 대표 취임 1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면서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오늘부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능폭력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회견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라고 사죄하며 "대한민국이, 국민의 삶이 이렇게 무너진 데에는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했다. 이 대표는 "퇴행적 집권을 막지 못했고,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막지 못했다"면서 "2023년, 이 땅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권은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위협하고 해양주권을 침해하는 일본의 핵폐수 투기 테러에도 저항은커녕 맞장구치며 공범이 됐다"면서 "어민, 횟집, 수산 종사자들의 생업이 위협받고 국민 먹거리 안전이 우려되는데 대통령은 '1+1을 100이라 하는 선동세력'이라며 '국민과 싸우겠다'고 한다"고 질타했다.
국방부가 최근 육사 교정 내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독립 전쟁영웅 홍범도 장군을 공산당으로 매도하며 흉상철거를 공언했다. 그 자리에는 독립군 때려잡던 간도특설대 출신이 차지할 것이라는 말도 떠돈다"며 "이념 전쟁으로 국민 갈라치기를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해병대 채 모 상병의 순직 사건을 민간 경찰에 이첩해 '항명' 혐의를 받고, 최근 구속영장을 받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가의 부름에 응했다가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기는커녕 진실 은폐에 급급하다"며 "은폐 이유가 대통령 때문이라는 의혹이 일자 은폐를 거부한 수사단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 특혜 의혹이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느닷없이 대통령 처가 땅 쪽으로 바뀌고 의혹이 제기되자 수조원대 국책사업을 느닷없이 백지화한다"며 "권력 사유화와 국정농단으로 나라가 무너진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도 윤 정부가 '민생'도 포기했다면서 '무능하다'고 꾸짖었다.
이 대표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는 지속되고 일자리 부족, 수출 부진에 내수 부진까지 경제지표가 온통 적색으로 물들었다"며 "번 돈을 모두 대출이자 갚는 데 쓰느라, 생활조차 어려운 국민들이 도처에서 신음하는데도 윤 정부는 국가가 져야 할 빚을 국민에게 떠넘긴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을 주인으로 대하지 않고 무시하는 나라, 역사를 부정하고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정권, 먹고 사는 문제를 팽개치고 각자도생 적자생존의 정글로 내모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면서 "이게 나라인가"라고 질책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대통령은 민생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고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하며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을 단행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며 "맨 앞에 서겠다"고 했다. 이어 "오늘은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첫날이 될 것"이라면서 "이념보다 민생, 갈등보다 통합, 사익보다 국익을 추구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기필코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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