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에선 양종희·허인, 외부에선 김병호
윤석열 정부 들어
주요 금융지주 회장 '새 인물'로 교체
KB금융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 후보가 3인으로 압축됐다. 관료 출신 인사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금융권에서는 내부 출신 회장이 나올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29일 오후 차기 회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내부 출신으론 1961년생 동갑내기인 양종희·허인 KB금융 부회장, 외부 출신으론 김병호 베트남 호찌민시개발은행(HD은행) 회장이다. 회추위는 다음 달 8일 3인 후보를 대상으로 2차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부회장직에 오른 양 부회장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2015년 LIG손해보험 인수를 이끌었고, KB손해보험 사장을 3연임했다. 지주사 경영·전략 업무 경험이 많은 게 강점이다. 그룹 내부에서는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힌다.
허 부회장의 경우 유력한 회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된 인물이다. 그는 그룹의 핵심 사업인 은행을 이끌었던 경험이 강점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KB국민은행장 3연임을 기록한 허 부회장은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1년 후배이기도 하다. KB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두 부회장 모두 역량이 뛰어난 인사라 누가 되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하나은행장,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등을 지낸 외부 인사다. 지난해에는 HD은행 회장으로 선임됐다. 김 회장의 경우 2020년에도 KB금융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포함됐고, 은행연합회장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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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KB금융 회장 후보에 관료 출신 인사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내부 출신 회장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앞서 선임된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은 국무조정실장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관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해 말 신한금융 회장 최종후보 결정 당시에는 조용병 전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렸으나, 석연치 않게 용퇴를 선언하면서 금융당국의 개입 논란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윤종규 현 KB금융 회장은 지난 6일 퇴임 의사를 밝혔다. 윤 회장은 2017년과 2020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해 현재 세 번째 임기 중으로 오는 11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윤 회장이 용퇴를 선언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주요 금융지주의 사령탑은 모두 새인물로 교체되는 모습이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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