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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모미만 '마스크 걸' 아냐…누구나 시커먼 속내 감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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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 김용훈 감독
마스크 속 인간 이중성·양면성 담으려 노력
안재홍 파격 비주얼, 탈모는 내 아이디어
신예 이한별 캐스팅, 운명적 조우라 생각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 밤에는 마스크를 쓰고 성인방송 BJ로 화려한 춤과 몸매를 선보이는 김모미(이한별/나나/고현정).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에서 그가 마스크를 쓰는 이유는 신비주의 때문도 있지만, 외모 컴플렉스를 가리기 위한 방패 목적이 강하다. 누구나 자신이 바라고 꿈꾸는 모습을 위해 달려가는 와중에도 이내 드러내지 못하는 치부를 가리기 위한 마스크를 하나씩 품고 살지 않을까. 마스크걸을 연출한 김용훈 감독은 표면적으로 마스크걸은 외모지상주의를 다루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이중성과 양면성을 그리고자 했다고 강조한다. "모미만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게 아니다. 모두 하나같이 시커먼 속내를 감추고 있지 않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대에 따라, 또 상황에 따라 새로운 가면을 쓰고 벗고 있다." 마스크로 상징되는 가장(假裝), 위선, 이중성을 통해 김 감독은 동시대의 문제를 작품에 고스란히 투영하며 다양한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인터뷰]"모미만 '마스크 걸' 아냐…누구나 시커먼 속내 감추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 스틸. [사진제공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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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출 이후 차기작으로 '마스크걸'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원작 웹툰을 흥미롭게 봤다. 강렬한 이야기만큼이나 작품 속 캐릭터에 끌렸다. 선과 악의 경계선에 있는 인물들의 서사가 다채롭게 다가왔고, 각각의 인물이 '왜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 를 생각하게 됐다. 또, 작품이 동시대 문제들을 많이 담고 있다. 외모지상주의, 종교 문제, 삐뚤어진 모성 등 사회 문제가 곳곳에 녹아있다. 지금 이 시기에 드라마로 선보여도 되겠다 싶었다. 작품을 보면서 느낀 여러 생각과 고민에 이끌려 '마스크걸' 제작을 결정하게 됐다.


-원작에서의 직접적 묘사만큼이나 양면성을 지닌 인물들에 대한 호불호가 관객들로부터 다양하게 드러나는데.


▲그 점에 매력을 많이 느꼈다. 어떻게 바라보면 누군가에게는 비호감이고 또 불편할 수도 있을 거다. 그런데 이들이 왜 여기까지 왔을까.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를 고민하다 보니 주인공 못지않게 강렬한 캐릭터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인터뷰]"모미만 '마스크 걸' 아냐…누구나 시커먼 속내 감추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 주오남을 연기한 안재홍. [사진제공 = 넷플릭스]

-강렬한 캐릭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데 특히 주오남을 연기한 안재홍 배우의 변신이 화제가 됐다.


▲어떤 리뷰를 보니까 '안재홍 은퇴작이냐'는 글이 있더라. (웃음) 연출자로서 사실 억울하다. 나보다 안재홍 배우가 더 적극적으로 망가지려고 해서 탄생한 캐릭터가 주오남이다. 탈모 아이디어는 내가 낸 것이 맞다. 모미에게 고백할 때 나온 '아이시떼루(あい-する)' 대사는 안 배우의 애드리브였다. 사전에 전혀 협의가 없는 부분이었는데 주오남이 애니메이션 오타쿠(한 분야에 마니아 이상으로 심취한 사람)인데 착안해 일본어를 배웠다더라. 현장에서 안 배우의 '아이시떼루' 대사가 끝나자 모든 스태프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촬영 직전, 최종 완성된 캐릭터에 안 배우가 안경알을 두껍게 넣자고 하는데 말렸을 정도로 배우 스스로 시청자들이 작품을 보고 '저게 안재홍 맞나?' 하는 반응을 보이길 바란다고 했다. 나름 배우를 지켜주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놀라운 변신이 된 것 같다.


-신예 이한별 배우는 원작 속 김모미가 실사판으로 나온 듯한 느낌을 줄 만큼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줬는데, 캐스팅에 얽힌 일화가 있나.


▲운명처럼 (이한별 배우가 )찾아왔다. 폭넓게 배우를 찾아보고 싶어 모델 에이전시도 수소문하던 중에 조감독이 캐릭터를 설명하고 나오는 길에 에이전시 리셉션 데스크 모니터에서 이한별 배우의 사진을 발견하고 연락이 왔다.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니 본인은 배우의 꿈을 포기하려고 고민하던 중이었고, 마지막으로 모델 에이전시에 프로필 사진을 접수한 거라더라. 이 배우가 가진 태도, 그리고 생각. 인간적인 매력이 크게 다가왔고, 캐스팅에도 이런 부분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인터뷰]"모미만 '마스크 걸' 아냐…누구나 시커먼 속내 감추고 있다" 김용훈 감독 [사진제공 = 넷플릭스]

-원작에서는 강조됐던 김모미의 악행이 영상화 과정에서 다소 편집되면서 순화됐다는 지적이 있다.


▲원작은 웹툰이란 장르적 특성으로 한 명의 캐릭터가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계속 끌고 가는 것이 가능했지만, 드라마에서는 그런 전개가 지루하고 다소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캐릭터의 성격을 바꾸고, 결말의 방향도 바꿨다. 원작에선 대립 구도로 등장한 김모미와 김춘애(미애)의 관계도 상호 조력 관계로 비슷한 아픔을 가진 여성들이 서로 연대하고 우정을 쌓으며 문제를 해결해가는 서사로 변경했다. 당초 원작자도 작품 기획 단계에서 모미와 주오남의 로맨틱 코미디로 그리고자 했는데 스릴러가 됐다고 하시더라. 춘애 캐릭터를 묘사하는데 두 사람의 대결 구도가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결국 춘애의 죽음을 계기로 심경 변화를 느낀 모미가 자수하는 내용으로 전개 방향을 바꿨다. 사람을 죽이고 사체까지 훼손한 김모미를 전면에 내세운다면 영상에서 그 인물을 따라가기 힘겨울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였다.


-김미모의 친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주오남이 친부가 맞나.


▲맞다. 하지만 모미가 그 사실을 크게 신경 쓸 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미모는 김모미의 아이일 뿐, 아버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미가 춘애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며 친부의 정체를 간접적으로 드러내지만, 정확하게 누구 아이라는 걸 밝히지 않고자 했다.


-그렇다면 김모미를 끝까지 추적하고 복수하는데 인생을 바치는 김경자(염혜란)의 캐릭터가 더 비극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 삐뚤어진 모성을 지닌, 거기에 종교적 신념이 있는 인물에게 가장 비극적인 결말이 뭘까를 놓고 고민했다. 눈앞에 손녀가 나타나 효도하겠다고 진심 어린 행동을 보여주는데도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죽이려고만 하는 김경자의 상황이 가장 비극적인 것 아닐까.


[인터뷰]"모미만 '마스크 걸' 아냐…누구나 시커먼 속내 감추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 속 단발머리에 장총을 든 김경자 역할에서도 광기 어린 연기를 선보인다. [사진제공 = 넷플릭스]

-각 에피소드가 다른 연출 스타일을 보이는데 의도적으로 작업한 것인가.


▲연출할 때 각 에피소드 속 장면적 느낌이나 음악 등 연출 스타일을 다르게 가고 싶었다. 누구나 좋아하는 취향이 있듯, 모든 회차가 다른 맛이 있길 바랐다. 하지만 하나의 작품으로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작품이 많지 않다 보니까 관객들이 작품의 특이한 지점을 조금 낯설어하시는 것 아닐까.


-차기작으로 어떤 작품을 구상하고 있는지, 여전히 '피카레스크' 장르를 선보일 계획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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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설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조사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불편한 장르를 추구하는 것은 아닌데, 그런 인물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그들이 이끄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도 그랬고, '마스크걸' 역시 불편한 인물들에 끌려서 시작한 이야기니까.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 또 한 번 작업하게 될 것 같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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