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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포커스]"부동산 불패는 과거 트렌드"발언, 5개월만에 쏙 뺀 한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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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패' 다시 생각하라던 한은 총재
고금리에도 대출 늘고 시장 회복 조짐 보이자 전망 언급 피해

[BOK포커스]"부동산 불패는 과거 트렌드"발언, 5개월만에 쏙 뺀 한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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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 불패라 투자하면 성공한다는 견해가 잡혀 있어서 재테크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만, 과거 트렌드가 미래에 계속될 거라는 생각은 고민해봐야 한다."(2023년 3월7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


"다시 저금리로 갈 거란 생각에 집을 샀다면 상당히 조심하셔야 한다."(2023년 8월24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빚내서 집을 산 '영끌족'에 날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경고 내용이 불과 몇 개월 사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이 총재는 지난 24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영끌에 대한 경고를 잊지 않았다. 하지만 '부동산 불패신화, 계속되긴 어렵다'는 뉘앙스로 경고장을 던졌던 지난 1분기 대비 톤은 전반적으로 다운됐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집값 바닥론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이 총재의 속내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지난 3월 부동산 불패신화를 '과거 트렌드'로 명명하고 무리한 투자를 감행한 젊은이들에게 '부동산은 철 지난 재테크 수단'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당시에는 정부가 주택 가격 경착륙을 걱정하며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을 정도로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었다.


이달 기자간담회에서도 부동산 관련 질문에 이 총재는 영끌에 대한 위험성을 재차 강조했지만 5개월 전에 꼽은 이유와는 사뭇 차이가 있었다. 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지금 젊은 세대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해서, 다시 저금리로 갈 거란 생각에 집을 샀다면 상당히 조심하셔야 한다"며 "돈을 빌려서 샀을 경우 금융비용이 지난 10년처럼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으니 감안해서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불패를 경계하는 말은 쏙 빠졌다.


그뿐만 아니라 이 총재는 집값 전망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했다. 집값 바닥론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 총재는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변화할 수 있는 가격”이라며 "어떻게 될지에 대해 저는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1월 간담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질의에 "우려는 있지만, 부동산이 굉장히 하락 국면"이라고 자신 있게 답하던 모습은 사라졌다.


이런 배경에는 현재 각종 통계로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올해 6월(-0.04%)까지만 해도 마이너스였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7월(0.06%) 들어 플러스로 전환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은 6주째 상승하고 있고, 수도권 중심으로만 오르던 변동률이 전국적으로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 4월만 해도 하락세 둔화 정도로 나타나던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상승 기대심리도 돌아오고 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올해 8월에는 1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0을 넘으면 집값 상승론이 하락론보다 우세함을 뜻하는데, 7월에 102, 8월에 107을 기록했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가계 초과저축 보고서’도 의도치 않게 집값 상승론에 힘을 실었다. 한은은 해당 보고서에 팬데믹 기간 누증된 100조원 이상 규모의 초과저축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갈 때 생길 문제를 언급했다.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초과저축이 대출과 함께 주택시장에 재접근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택가격 상승, 가계 디레버리징 지연 등으로 이어질 경우 금융안정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통해 한은의 걱정이 공개되면서 오히려 시장의 기대심리를 부추겼다.


이로 인해 대출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주담대(잔액 1031조 2000억원)가 1분기 말보다 14조1000억원 불어 최대 잔액 기록을 경신했다. 2021년 3분기 이후 최대치에 이른 증가 폭이다. 주담대 급증은 가계 빚 자체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1748조9000억원으로 10조1000억원(0.6%) 늘며 4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대출을 받으려는 심리는 '집값이 향후 오를 것'이라는 믿음에서 기인한다.


올해 초만 해도 부동산 연착륙이 최대 과제였던 한은 입장에서는 현시점에서 집값 이야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이 부동산 가격 자체를 겨냥하지 않는다"면서 미시적 대응이 먼저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전체 가계 신용을 끌어올리는 부동산 불패 심리를 타파하기에 통화정책이라는 수단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부동산 바닥론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일각에서는 오뚝이 같은 집값 상승 기대를 당분간 상수로 취급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 총재가 "불황이 오면 제일 먼저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부동산 시장을 띄우고 대출해주고, 그래서 또 늘어나고 호황이 오면 좀 줄이다가 또 불황이 오면 또 하고 이런 것이 어느 나라나 다 있기 마련이고, 지난 30년 경험이 다 그것 아닙니까"라며 부동산을 통한 경기 부양 습관을 지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총재는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정책의지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BOK포커스]"부동산 불패는 과거 트렌드"발언, 5개월만에 쏙 뺀 한은총재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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